경기침체로 PC 시장이 전반적으로 수요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PC의 핵심인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인텔이 발표한 지난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전망도 전년 대비 40% 매출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 시장 전망은 밝지 못하지만, 차세대 윈도 환경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 도래하고 리오프닝으로 하드웨어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PC시장의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신제품, 갤럭시 북3 시리즈의 선전이 반갑다. 주요 업체들의 경쟁 구도가 펼쳐지면서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할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도 자극하는 모양새다. 최근 몇년간 LG전자가 얇고 가벼운 그램으로 힘겹게 국내 소매 시장을 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에이수스, 레노버 등 해외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선전한 이유도 그런 상황을 뒷받침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갤럭시 북3 시리즈는 제법 준수한 평가를 이어내고 있다. 갤럭시 북3 시리즈 가운데 주력이 될 프로 제품군은 예약 판매가 시작된 2월초부터 유통사들의 완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몇백대 수준으로 완판을 자부할 일은 아닐 것이지만, 삼성을 위시해 유통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소비자를 눈속임하는 마케팅은 없기를 바란다.

삼성이 이번에 출시한 갤럭시 북3 시리즈는 크게 3종으로 구성됐다. 역대 갤럭시 북 시리즈 중 최고 사양을 갖춘 고성능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 북3 울트라’, 360도 회전하는 터치 스크린에 S펜을 지원하는 ‘갤럭시 북3 프로 360, 얇고 가벼운 클렘셀 디자인의 ‘갤럭시 북3 프로’다.

이 중 유통사들의 완판 소식을 쏟아내고 있는 갤럭시 북3 프로는 14인치와 16인치 두 모델로 삼성전자가 제시한 공식 가격대는 188만원부터다. 실질적으로는 소매 판매에서 메인 모델이 될 제품군이다. PC 업계에서는 달러 기준으로 800달러(100만원쯤)를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한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유통시장에서 ‘쓸만한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권장하는 제품 가격대가 120만원대다.

최근 유통사들이 다양한 혜택과 함께 진행하는 예약판매를 활용해 구매 가능한 삼성 갤럭시 북 3 프로의 가격대는 공식 가격보다 저렴한 유통 시장의 메인 제품군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이전 버전과 달리 한층 개선된 성능과 최신 사양으로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 북3 프로에 열광하는 이유다. 제품 이름에 프로가 언급돼 고급 제품스럽지만 가성비가 좋다고 칭찬하는 이유다. 물론 판매 가격에 따라서는 윈도 운영체제를 제외한 경우도 눈에 띄지만 말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삼성 갤럭시 북3 시리즈에 대한 칭찬 일색에 바이럴 운운하는 경우도 보인다. 이유야 어찌됐든 제법 쓸만한 노트북이 아직은 비록 예약판매 혜택 덕분이지만, 시장의 메인 가격대에 접근한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다. 삼성전자 PC 수장을 일컫어 노태북, 갓태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부에서는 LG 그램이나 애플의 맥북과 비교하며,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의 입지를 세우기를 바라면서, 다만 국내 시장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지 않고 제품력과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정정당당한 승부수를 펼쳐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윤정 뉴비즈부장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