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2월 27일부터 3월 2일(현지시각)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슷한 160개국 1900개사가 전시회에 참가한다. 한국기업은 SK텔레콤과 KT 등 이통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생활건강 등 130개사가 MWC 참가할 예정이다.
모바일 기기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 주를 이뤘던 과거 전시회와 달리 이번 MWC 2023은 5G, 6G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 통신 기술과 함께 발전하는 다양한 산업군이 전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올해 MWC 주제는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Velocity)'다. 주요 테마는 ▲5G 가속화 ▲실재감 ▲핀테크 ▲개방형 네트워크 ▲디지털화(Digital Everything) 등 다섯 가지다.
오픈AI의 AI 챗봇 ‘챗GPT’ 돌풍으로 AI 기술 및 서비스 전시가 관심을 끌 전망이다. 특히 챗GPT에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MWC에 참가해 AI 기반의 ICT 서비스 솔루션 세일즈에 나선다.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퀄컴, 에릭슨, 노키아, NTT도코모, 화웨이 등 글로벌 ICT 기업도 앞다퉈 AI 바탕의 통신 기술을 공유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이라는 혁신의 파도가 몰고 올 변화'를 주제로 AI, 도심항공교통(UAM), 6G 등과 관련된 기술을 소개한다.
SKT 전시관에서는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 ▲로봇·보안·미디어·의료 등에 적용된 '비전 AI' ▲AI 반도체 '사피온' ▲로케이션 AI 솔루션 '리트머스' 등을 선보인다.
KT는 '디지털 시대를 개척하는 DX(디지털 전환) 파트너 디지코(DIGICO) KT'를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존과 5G 통신장비를 소개하는 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단독 부스를 마련한다. 모바일, IT용, 차량용, ESG 등 5개 부문으로 전시장을 나눠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은 국내 뷰티 기업 중 처음으로 MWC에 참가한다. 2분기 국내와 북미에서 출시 예정인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IMPRINTU)'를 전시한다. 자체 개발한 화장용 잉크로 피부와 의류에 손쉽게 이미지를 그리는 제품이다.
퀄컴은 차세대 5G 기술인 ‘5G 어드밴스드’를 세계 최초로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X75’을 전시한다. 5G 어드밴스드는 5.5G라고도 불린다. 기존 5G의 초연결·초저지연·초대용량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 콘텐츠 공룡의 망 ‘무임승차’ 논란이 뜨거운 유럽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국내에서 소강 상태인 망 중립성 이슈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개막일 첫 번째 기조연설 주제도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정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일으키는 CP가 ISP의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연합체인 GSMA 차원의 명문화된 망 사용료 부과 입장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바르셀로나=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