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쓰러지는 나무판자에 초점이 맞춰지며 영화가 시작된다. 이어지는 망치질 신에서는 망치에서 날리는 흙먼지로 포커스가 이동한다. 2021년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13 프로로 촬영한 단편영화 ‘일장춘몽’ 시작 부분에서는 포커스를 이동하는 랙 포커스 기법이 강조됐다.

랙 포커스 기법은 시네마틱 모드에 있는 한 기법이다. 영상 촬영 중 자동으로 심도 수준을 조절해주는 기능으로 사람, 반려동물 같은 중요한 새 피사체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올 것을 미리 예측하고, 실제로 피사체가 화면 안으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초점을 전환해준다.

2023년에는 나홍진 감독이 또다시 갤럭시S23 울트라를 가지고 단편영화 ‘페이스(FAITH)’를 촬영해 공개했다. 영화를 촬영했다고 해서 아이폰13 프로 ‘애플 시네마틱 모드’ 같이 영상 제작에 특화된 기능이 강조된 것만은 아니다. 대폭 향상된 갤럭시S23 울트라의 2억화소 카메라의 장점이 자연스럽게 나열된 느낌이다.

갤럭시S23 울트라로 촬영한 영화 FAITH 트레일러/ 삼성전자자
갤럭시S23 울트라로 촬영한 영화 FAITH 트레일러/ 삼성전자자
22일 서울 강남 코엑스 메가박스 돌비시네마관에서는 나홍진 감독이 갤럭시S23 울트라로 촬영한 11분 38초 분량의 영화 ‘FAITH’가 상영됐다.

이날 나홍진 감독은 "이 정도의 기술력이 일반인에게 필요한 것인가 싶다"고 갤럭시S23 울트라 카메라 성능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영화를 찍으며 느낀 점으로는 "스마트폰으로 10분 길이의 영화를 만드는데 기술적인 준비나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어두운 배경인데도 안경테, 열쇠 주름과 기스, 배우가 분장한 피부 질감을 매우 디테일하게 잘 담아냈다"고 전했다.

영화의 배경은 좁고 어두운 창고 같은 사무실이다. 책장에 둘러싸인 좁은 사무실 안에서 배우들의 액션신이 이어진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 고준은 "어두운 배경에서 모자를 눌러썼고 진한 분장을 해 묻힐까 봐 걱정했는데 이러한 악조건을 뚫고 촬영된 것을 보면서 놀랐다"고 전했다. 배경도 분장도 어두웠으나 이를 선명하게 담아낸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관심이 모인다.

2억화소 카메라뿐 아니라 어두운 환경에서도 보다 선명한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는 나이토그래피 기능이 크게 진가를 나타냈다.


간담회장에서 배우들과의 거리가 멀었음에도 갤럭시S23 울트라 줌 기능으로 찍자 바로 앞에서 찍은 사진처럼 배우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혔다./ 이인애 기자
간담회장에서 배우들과의 거리가 멀었음에도 갤럭시S23 울트라 줌 기능으로 찍자 바로 앞에서 찍은 사진처럼 배우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혔다./ 이인애 기자
전작 대비 업그레이드 된 초정밀 액츄에이터 기능도 큰 역할을 했다. 고해상도의 디테일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모듈 액츄에이터의 성능이 중요하다. 특히 빛이 적은 환경에서의 촬영에서는 고성능의 이미지 센서와 업그레이드된 초정밀 액추에이터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오토포커스와 흔들림 보정 등도 눈에 띄었다.

나 감독은 "갤럭시S23 카메라 렌즈가 배우들의 얼굴 뒤 배경까지 잡아냈다"며 "특히 흥미로웠던 건 오토포커스 기능이 영화 속 초상화까지 사람 얼굴로 인식해 잡아준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론 촬영도 했는데 알아서 수평 기능을 잡아 줘서 매우 편했다"고 전했다.

2021년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13 프로로 촬영한 일장춘몽과 가장 큰 차이는 송출 방식이다. 애플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으나 삼성전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송출된 영상의 품질도 전문 촬영 장비로 찍은 영화들과 다를 바 없이 선명하고 깨끗했다.

이날 시사회장에서 영화를 함께 관람한 배우 최무성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이라 영화 스크린관에서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확인하니 화면과 사운드 모두 압도적이라 웬만한 블록버스터 못지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