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존 헬스케어에 디지털 기술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분야다. ICT기술의 발전으로 4차산업혁명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chatGPT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해 물어 보았다.

chatGPT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환자의 진단, 치료 및 모니터링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을 말하며, 여기에는 모바일 건강 앱, 웨어러블 장치, 원격 의료 플랫폼, 전자 건강 기록 및 인공 지능(AI) 시스템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술이 포함된다’고 답했다.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정의와 유사하지만 이해하기는 더 쉬운 설명이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통 의료 영역과 건강관리로 나뉜다. 의료 영역은 질병과 장애의 예방, 관리,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건강관리는 운동, 영양, 수면 관리 등이 포함된다.

둘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중복되는 영역도 있다. 고혈압, 당뇨의 치료를 생각하면 쉽다. 두 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영양관리가 필수다. 또 같은 운동이라고 해도 특정 질환에서는 치료나 재활에 이용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가장 먼저 체험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은 아마도 ‘스마트 밴드’였을 것이다. 몸에 차고 움직이면 활동량을 측정해주는 웨어러블 기기로 이 제품이 등장하면서 흔하게 사용하던 만보계는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후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가 등장하면서 스마트 밴드의 많은 기능들이 두 기기에 포함됐다.

이제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로 걸음 수 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스마트 밴드뿐만이 아니다. 가정용 혈압계, 체온계, 혈당계도 디지털과 접목되면서 더 유용하고 편리해지고 있다. 일일이 손으로 기록하던 혈압과 혈당은 이제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으로 스마트폰 앱에 저장된다.

의료진 역시 이 데이터를 진료에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더 발전하면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병원의 진료기록에도 자동으로 업로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데이터를 관리하는 AI 기술까지 더해지면, 사용자는 AI의 안내를 따라 보다 쉽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의료 서비스들은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 단계이고 서비스별로 활용되는 기술이 조금씩 다르다. 의료 AI는 X-ray 등 영상 검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특정 질환 판독에 특화돼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특정 질환의 치료,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직까진 일상생활에서 만들어진 건강정보(라이프로그)는 병원 진료 기록과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 기술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편리하게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의료진 역시 지금보다 치료가 수월해질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진이 건강과 질환을 관리하는 훌륭한 보조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 개발이 더 이루어져야 하고 법제도도 개선돼야 하며 사람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도 지금보다 훨씬 향상돼야 하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16년전 아이폰을 처음 세상에 내놓았을 때를 떠올려 보자. 당시 그가 손에 들고 있던, MP3, 인터넷 브라우저, 전화, 사진기 등이 융합된 작은 기기가 세상을 이렇게 빠르게 바꿔 놓을지 누가 예상이나 했던가. 또 당시 한 분야만 고집했던 회사들이 얼마나 많이 사라졌는지 생각해보자. 디지털 헬스케어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훨씬 쉽고 편리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기술들이 스마트폰에 추가되거나 새로이 등장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거나 융합되지 않은 의료기술과 서비스는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마치 만보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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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재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 sj.song@lifesemantics.kr

송승재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업경제혁신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혁신성장추진기획단 자문위원,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디지털 헬스 전문 기업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로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산업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다양한 역할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헬스 업계 발전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쳐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