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A7R5 / 조상록 기자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A7R5 / 조상록 기자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 영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특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사진은 물론 영상 촬영 환경에서도 주류로 꼽히고 있는 제품이다. 미러리스 시장 초기만 해도 고급 DSLR 수준의 전문성을 발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인식도 사라진지 오래다. 이미 보급형부터 플래그십까지 풀프레임 미러리스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R 시리즈는 사진 촬영에 특화된 제품군으로 초고해상도라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A7R5는 6100만화소에 인공지능(AI) 프로세싱 기술을 더해 섬세한 해상력을 보여줌으로써 R 시리즈만의 가치를 입증시켰다. 참고로 R은 레졸루션(Resolution, 해상도)을 의미한다.

6100만화소의 초고해상도 카메라

소니 A7R5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표현은 ‘6100만화소의 초고해상도’이다. 이 제품은 풀프레임(이미지 센서 사이즈가 36 x 24mm인 제품) Exmor R BSI CMOS 이면조사 센서를 탑재했다. 이면조사 센서는 받아들이는 광량이 표면조사형보다 2배가량 많아 어두운 환경에서 비교적 밝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며, 노이즈도 상대적으로 적다.

A7R5는 6100만화소의 풀프레임 Exmor R BSI CMOS 이면조사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 조상록 기자
A7R5는 6100만화소의 풀프레임 Exmor R BSI CMOS 이면조사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 조상록 기자
노이즈를 감소시키는 데는 이면조사 센서뿐만 아니라 최신 비욘즈 XR(BIONZ XR)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도 큰 역할을 한다. 이 엔진은 노이즈 감소뿐만 아니라 정확한 노출 제어 및 색 재현력을 구현한다. 실제 촬영 시 야외는 물론 조명 색깔이 제각각인 여러 실내 환경에서도 현장의 광량, 빛의 색 온도에 가장 가까운 결과물을 얻게 해준다.

특히 6100만화소라는 해상력의 장점은 표준 렌즈로 촬영해도 특정 부분을 확대하면 망원 줌렌즈로 찍은 듯한 결과물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비욘즈 XR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도 적용되기 때문에 확대해도 이미지가 번지지 않고 색수차 발생이 비교적 적다.

A7R5에는 AI 프로세싱 유닛이 탑재됐다. 이 프로세싱 유닛이 하는 역할은 다양한 유형의 피사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얼굴뿐만 아니라 형태와 자세 등을 인식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거나 얼굴이 카메라를 향하고 있지 않아도 자동 초점을 잡을 수 있다. 자동 인식은 사람 외에도 동물, 새, 곤충, 차량, 기차, 비행기 등도 가능하다.

밤에도 낮처럼 빠르고 선명하게

소니 A7R5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선명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셔터스피드를 1/2초나 1초 정도로 느리게 설정하면 어두운 부분까지 잘 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심하게 흔들린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A7R5의 경우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돼 있어 기본적으로 셔터스피드 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미지를 얻게 해준다. 여기에 3만2000(확장 ISO는 50 ~ 10만2400까지 지원)까지 지원하는 ISO도 큰 역할을 한다. 물론 ISO 3만2000 정도에서는 노이즈가 심하기 때문에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확인해보기 위해 광화문에서 야경 촬영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밤에는 사진 찍기도 어렵고, 사진도 제대로 안나온다’는 기존의 인식을 완벽에 가깝게 무너뜨렸다. 우선 셔터스피드가 1초 수준(1174)에서도 흔들림 없는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다만 몸과 손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도록 나름 신경을 쓰기는 해야 한다.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13, 1초, ISO 800. 셔터스피드가 1초였지만 정지된 피사체는 흔들림 없이 선명하게 촬영됐다.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13, 1초, ISO 800. 셔터스피드가 1초였지만 정지된 피사체는 흔들림 없이 선명하게 촬영됐다. / 조상록 기자
움직이는 자동차, 횡단보도를 걷는 사람들 사진을 찍을 때는 60/1 이상의 셔터스피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ISO 값을 높였다. 최대 3만2000에서 400까지 값을 낮춰가면서 촬영했다. 3만2000의 경우 24인치 모니터에서 전체 화면으로 확인했을 때 노이즈가 분명히 나타났다.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7.1, 1/80초, ISO 3만2000. ISO를 최대치로 높여 촬영한 사진으로, (오른쪽)중앙부를 확대했다. 웹 환경에서는 사용 가능한 정도지만 모니터 전체 화면으로 보면 노이즈가 나타난다.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7.1, 1/80초, ISO 3만2000. ISO를 최대치로 높여 촬영한 사진으로, (오른쪽)중앙부를 확대했다. 웹 환경에서는 사용 가능한 정도지만 모니터 전체 화면으로 보면 노이즈가 나타난다.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7.1, 1/13초, ISO 6400. ISO 6400부터는 모니터 전체 화면으로 봐도 노이즈가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7.1, 1/13초, ISO 6400. ISO 6400부터는 모니터 전체 화면으로 봐도 노이즈가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 조상록 기자
물론 셔터스피드는 낮에 촬영하는 수준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은 충분히 포착할 수 있었다. 3200 정도에서는 확대해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노이즈 수준으로, 웹 환경에서 활용하는 사진이라면 3200으로 설정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야간 촬영에서 만족스러웠던 또 한 가지는 어두운 부분까지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보통 야간 촬영에서는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은 어둡게 표현되기 쉽다. 조리개를 조이고(F 값을 높이고),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맞출 수록 이 문제는 해결되기는 하지만 삼각대에 세워둬야 할 정도의 느린 셔터스피드로 설정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만약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 방법도 무용지물이다.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2.8, 1/50초, ISO 2000. 움직이는 피사체를 잡을 수 있는 수준의 셔터스피드와 낮은 조리개값에서도 묻히는 부분 없이 전반적으로 선명하게 촬영됐다.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2.8, 1/50초, ISO 2000. 움직이는 피사체를 잡을 수 있는 수준의 셔터스피드와 낮은 조리개값에서도 묻히는 부분 없이 전반적으로 선명하게 촬영됐다. / 조상록 기자
A7R5의 경우 야간에 1/50초로, 조리개값은 F2.8로 설정해두고 촬영했다. 이 정도의 셔터스피드면 달리는 자동차는 잔상이 보이지만 걸어가는 사람 정도는 포착할 수 있다. 다만 조리개값이 낮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였다면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이 어둡게 묻힐 수 있는데, A7R5의 결과물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냈다.

틸팅과 회전 다 되는 4축 멀티 앵글 모니터

카메라 후면 모니터의 틸팅 및 스위블 기능은 나름 중요하다. 틸팅은 모니터가 위아래로 30~40도 정도 움직이는 기능을 말하고, 스위블은 회전하는 기능을 말한다. 예전에 사용했던 카메라는 틸팅 기능이 있어 낮은 앵글, 높은 앵글 촬영 시에는 편했지만 그 외의 앵글에서는 모니터를 정면으로 볼 수 없어 불편했다. 회전이 되는 스위블 기능이 부러웠다.

모니터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틸팅’ 기능 / 조상록 기자
모니터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틸팅’ 기능 / 조상록 기자
모니터가 회전해 카메라 정면으로도 돌릴 수 있는 ‘스위블’ 기능 / 조상록 기자
모니터가 회전해 카메라 정면으로도 돌릴 수 있는 ‘스위블’ 기능 / 조상록 기자
이번 제품은 이 두 기능을 모두 넣었다. 스위블 기능만 있어도 화면을 옆으로 빼서 위아래 움직이면 틸팅과 동일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경우라면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다. 실제 촬영할 때도 틸팅 기능을 70% 이상 사용한다. 때문에 틸팅과 스위블을 결합시킨 이번 아이디어는 사소하지만 분명 매력적이다.

더 민첩해진 동영상 성능

이번 A7R5는 영상 촬영 기능도 한층 향상됐다. 직전 모델인 A74의 경우 기본형 제품군에 속하기는 하지만 최대 4K 해상도의 영상 촬영을 지원했다. 반면 이번 제품의 경우 8K 해상도에서 24프레임 촬영을 지원한다. 4K에서 60프레임 촬영 지원은 동일하다.

초점 반응도 좋아졌다. 실제 아이오닉6 시승기 촬영 시 초점의 이동 속도가 매우 빨랐다. 영상 촬영에서는 피사체 트래킹이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 역시 초점을 정밀하게 유지하면서 민첩하게 따라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전 모델 대비 크기·무게 증가

이번 A7R5 디자인은 A74(2021년 출시)에서부터 적용한 디자인 포맷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4축 멀티 앵글 모니터 적용을 제외하면 전면부터 상단 후면 모두 동일하다.

물론 동일한 라인업인 A7R4(2019년 출시)와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 여럿 보인다. 우선 크기와 무게가 살짝 늘었다. 상단에서는 스틸 이미지/영상/S&Q(슬로우앤퀵) 모드를 곧바로 변경할 수 있는 전용 다이얼이 추가됐다. 또 녹화 버튼 위치가 후면에서 상단으로 이동했다.

상단 촬영 모드 다이얼에 스틸 이미지/영상/S&Q 모드 다이얼을 추가시켰다. / 조상록 기자
상단 촬영 모드 다이얼에 스틸 이미지/영상/S&Q 모드 다이얼을 추가시켰다. / 조상록 기자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A7R5 뒷면 / 조상록 기자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A7R5 뒷면 / 조상록 기자
A7R5
크기 131.3 × 96.9 × 82.4(mm)
부피 1048cc (렌즈 제외)
무게 723g (배터리 및 메모리 카드 포함)

A7R4
크기 128.9 × 96.4 × 77.5(mm)
부피 963cc (렌즈 제외)
무게 665g (배터리 및 메모리 카드 포함)

좌측에는 충전과 스트리밍 촬영이 지원되는 USB-PD(C 타입) 단자, 오디오와 마이크 단자, 플래시 싱크 단자가 배치됐다. 그리고 HDMI-A타입 단자가 추가로 배치돼 있다. 이 단자를 통해 외부 레코더로 16비트 RAW 출력이 가능하다.

우측에는 전 모델과 동일하게 듀얼 슬롯 공간이 마련됐다. 듀얼 슬롯은 UHS-I 및 UHS-2 SDXC/XDHC 카드와 CF익스프레스 타입A 카드를 지원한다.

제품 좌측에는 USB-PD(C 타입) 단자, 오디오와 마이크 단자, 플래시 싱크 단자, HDMI-A타입 단자 등이, 우측에는 듀얼 슬롯 공간이 마련됐다. / 조상록 기자
제품 좌측에는 USB-PD(C 타입) 단자, 오디오와 마이크 단자, 플래시 싱크 단자, HDMI-A타입 단자 등이, 우측에는 듀얼 슬롯 공간이 마련됐다. / 조상록 기자
카메라 본체는 마그네슘 합금 바디로 제작됐고, 그립 부분을 망원 렌즈 장착 시에도 꽉 쥘 수 있도록 형태를 다듬었다. 배터리는 NP-FZ100(용량 2280mAh)가 들어가고, 한 번 충전으로 스틸 이미지 약 530장을 촬영할 수 있다. 동영상 촬영은 150분 촬영 가능하다.

총평

이번 A7R5는 소니의 대표적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A7 시리즈의 완성도를 실감하게 해준 제품이다. A7 시리즈는 기본형, 고해상도, 고감도 라인업으로 구분되는 가운데 이번 제품은 고해상도 라인업으로 초고해상도의 선명함과 빠른 동작, 오류의 최소화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야간 촬영에서 돋보였다. 높은 ISO 값에서도 노이즈 억제력이 우수했고, 1초 정도의 느린 셔터스피드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진 촬영을 가능케 했다. 특히 빛이 닿지 않아 어두운 영역도 최대한으로 살려냈다. 이는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은 동영상 촬영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다만, 제품이 다소 무거워지고, 가격이 500만원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은 성능 향상에 대한 만족을 넘어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만의 기술력과 소니라는 가치를 보여주는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2.8, 1/8초, ISO 400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2.8, 1/8초, ISO 400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2.8, 1/250초, ISO 400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2.8, 1/250초, ISO 400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13, 1/4초, ISO 6400 / 조상록 기자
소니 A7R5. 렌즈 FE 24-70mm F2.8 GM. F13, 1/4초, ISO 6400 / 조상록 기자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