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각) 대웅제약의 미국 미용 적응증 파트너사인 에볼루스(Evolus)가 2022년 실적을 발표했다. 에볼루스는 대웅제약의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현지 제품명 주보(Jeuveau)로 유통 및 판매하고 있다.

에볼루스에 따르면 주보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억4860만달러(1926억원)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28% 성장한 1억8000만~1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매년 22%씩 성장해 5년 뒤인 2028년에는 연매출 5억달러(6602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보았다.

에볼루스는 2월 투자자 대상(IR) 자료에서 주보가 지난 2년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톡신이며 현지 미용 톡신 중 브랜드 인지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 대웅제약
. / 대웅제약
현지 톡신 업계는 주보가 작년 미국 미용 톡신 시장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판매 중인 미용적응증 톡신은 보톡스(Botox), 디스포트(Dysport), 주보, 제오민(Xeomin), 댁시파이(Daxxify) 등 5종이다.

보톡스와 디스포트는 훨씬 앞선 1989년, 2002년 출시된 만큼 매출이 월등한 한편, 제오민과 댁시파이의 작년 매출은 주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후발주자인 주보가 판매 재개 2년 만에 3위까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에볼루스가 2022년 7월 선보인 ‘Switch Your Tox’ 프로모션 캠페인의 성공이 꼽힌다. 에볼루스는 밀레니얼을 주축으로 한 젊은세대(16%)의 톡신 시술 수요가 40세 이상(8%) 대비 2배에 달하는 것에 주목해 이들을 타겟으로 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실제 신규 고객 유입과 매출이 대폭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주보는 불순물을 극소화하는 최신식 하이-퓨어 테크놀로지(High-Pure Technology) 특허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고순도 톡신이다. 톡신의 순도는 효과의 지속성과 내성 발생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다. 주보는 2014년 국내 나보타 출시 전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임상에서 오리지널 보톡스 대비 높은 순도 및 지속성 등 우월한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

덕분에 전 세계 톡신 1위 시장이자 FDA 승인을 통과한 프리미엄 톡신들 간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도 주보는 우수한 제품력과 의학적 근거 기반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보를 시술한 의료진, 환자들이 제품의 정확한 작용에 기반한 자연스러운 시술 결과에 만족해 제품을 다시 찾고 있다는 후문이다. 덕택에 주보는 제품을 공급받는 의료진들이 가장 또는 두 번째로 많이 시술하는 미용 톡신 브랜드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4년 나보타 국내 발매 당시 방한한 ‘크리스토퍼 마모(Christopher Marmo)’ 전임 에볼루스 CEO는 "나보타의 글로벌 경쟁력은 ‘고순도의 품질’이다"며 "이미 다른 제품이 선점한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제품의 품질력에 큰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고 밝힌 바 있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 특히 미국은 FDA 승인과 규제로 인해 후발주자들의 진입과 경쟁이 쉽지 않은 독과점적인 시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보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에볼루스의 기대를 충족하며 불과 2년 만에 이름값을 증명해냈다.

한편, 에볼루스는 주보가 판매 재개 2년차인 2022년 시장점유율 1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