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기가 도래해 각종 기술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 돈을 내고 버리던 중고물품을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받고 팔고, 전화로 배달 주문하고 만나서 돈을 주는 대신 스마트폰 하나로 결제까지 진행 가능하다. 기술이 기존 시스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접근성을 높이기도 한다. 전문가 자문도 직접 사무실까지 찾아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IT조선은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이해 기술이 바꾼 일상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스마트폰으로 주문 한방에…20분 만에 음식 도착

2010년 12월, 국내 배달앱의 조상격인 배달의민족(배민)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일상을 확 바꿨다. 이전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가게를 알리기 위해 전단지를 제작해 배포하거나 배달 음식 책자에 광고를 넣어야 했다.

하지만 배민의 등장으로 인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따로 전단지를 제작하지 않지 않아도 앱에 입점하면 음식점 홍보가 가능해졌다. 소비자들의 편의성도 대폭 높아졌다. 기존에는 전단지나 배달 음식 책자를 뒤적이며 음식점을 골라야 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앱에 접속하기만 하면 다양한 음식점들을 살펴보고 고를 수 있게 됐다. 또, 양질의 정보가 담긴 리뷰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강화했다.

이후 2012년에는 요기요가, 2019년엔 쿠팡의 쿠팡이츠가 출시됐다. 당시 배민과 요기요는 자체 운영하는 라이더 없이 음식점들이 별도로 배달대행업체에 배달을 맡겨야 하는 점에서 동일했지만, 쿠팡이츠는 라이더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한 집에 한 건 배달’을 모토로 내걸었다.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서있다. / 뉴스1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서있다. / 뉴스1
기존에는 라이더가 여러 건을 묶음으로 배달하는 형태만 있었지만, 단건 배달이 등장하면서 더 빨리 음식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식지 않은 음식을 더 빠르게 받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배달비를 더 부담하더라도 단건 배달을 택했다. 쿠팡이츠는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면서 배민과 요기요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배민 또한 2021년 6월, 자체 라이더를 활용해 한 집에 한 건만 배달해주는 ‘배민1’ 서비스를 선보였다. 배달앱 등장으로 인해 배달 주문을 해보지 않은 소비자가 없을 정도로 배달시장이 커졌다.

일반인도 걸어서 배달 가능…"운동하고 돈도 벌고"

배달앱의 등장은 전업 라이더가 아닌 일반인들도 배달시장으로 이끌었다. 배달 수요가 높아지면서 라이더 수를 늘리기 위해 배민과 쿠팡이츠는 일반인들을 라이더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배민은 ‘배민커넥트’, 쿠팡이츠는 ‘배달 파트너’라는 이름이다.

일반인들은 도보나 킥보드, 자동차로 배달 수행이 가능하다. 라이더 앱에 가입하면 인공지능(AI)이 가까운 거리의 콜을 배차해준다. 콜을 수락한 후 가게에 방문해 음식을 픽업한 후 배송 주소지에 갖다주면 된다.

많은 일반인들이 부업이나 운동 목적으로 배달 수행을 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를 타지 않아도, 운전면허가 없어도 직접 배달을 수행한 후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달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때는 앱에서 중단해놓을 수도 있어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배달 주문이 대폭 늘었기 때문에 배달앱들은 라이더 확보를 위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일반인 라이더 수가 더욱 증가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2021년 10월 기준 배민커넥트 수는 2만명으로, 전년 12월보다 2배 늘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