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의 보급형인 ‘갤럭시팬에디션(FE)’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당초 일각에서는 고가의 S 라인업과 중저가 A 라인업의 중간 카테고리로 갤럭시S23FE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삼성전자는 고심 끝에 FE 라인업 출시 계획을 접은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해외 개발단은 올해 갤럭시FE의 출시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안다"며 "해당 제품의 단종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즉 갤럭시FE23 제품은 출시가 안될 것이라는 말이다.

갤럭시S21 팬에디션(Fan Edition) 5G가 CES 2022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내 전시된 모습 / 이광영기자
갤럭시S21 팬에디션(Fan Edition) 5G가 CES 2022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내 전시된 모습 / 이광영기자
삼성전자는 2020년 갤럭시S20FE를 기점으로 갤럭시FE 모델 첫 출시에 나섰다. 갤럭시S20FE는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판매하며 흥행했다. 하지만 2022년 초 시장에 내놓은 갤럭시S21FE는 기대 이하의 성능표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갤럭시S22FE는 빛을 보지 못했다. FE 시리즈 자체가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았다.

갤럭시S23FE의 부활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바 타입 갤럭시 스마트폰 라인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삼성전자 내부 목소리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래그십은 폴더블폰인 Z시리즈와 S시리즈, 중저가는 A시리즈로 간소화 하겠다는 삼성전자 내부 방침을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단기 판매 증대를 위해 FE를 낼 경우 조만간 출시할 A시리즈 신작의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월 중순쯤 갤럭시A34와 갤럭시A54를 발표할 계획이다. 두 모델 모두 120㎐ 주사율과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화면 크기는 A54가 6.4인치, A34가 6.5인치다.

갤럭시A 시리즈는 보급형 M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의 80%쯤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 1위 자리를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하기에 A34와 A54의 흥행 여부가 플래그십 시리즈의 흥행 만큼이나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A34, A54 판매 집중을 위해 A74 역시 출시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여파로 비싼 프리미엄 제품 또는 가장 저렴한 제품을 택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눈에 띄며 어중간한 가격대의 제품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며 "모호한 위치인 FE는 없애고 중구난방인 A시리즈를 간소화 하는 것이 삼성 스마트폰 제조 원가 절감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FE 신제품 출시 가능성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