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여파가 확산하는 가운데 SVB에 준비금을 예치한 USDC, BUSD등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들의 디페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번 사태가 직접적으로 스테이블 코인들의 디페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파산 은행권에 노출된 각종 프로젝트들에 대한 영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14일 밝혔다.

미국의 가상자산 전문 은행인 실버게이트 캐피탈은 지난 8일 청산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 10일 실리콘밸리 벤처업체에 주로 대출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은행은 몰려드는 예금 인출 시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폐쇄됐다.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SVB 예금자 보호조치안을 발표했으나,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가장 규모가 큰 스테이블 코인인 서클(USDC)은 SVB 은행에 전체 준비금 410억 달러 중 33억 달러인 8%를 예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른 손실 우려로 주말 사이 USDC 가격이 1달러에서 0.88달러까지 12% 가까이 하락하며 달러화와 디페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재영 연구원은 "시그니처 은행에는 제 3위의 스테이블 코인인 BUSD의 팍소스사가 2억5000만달러를 예치, 코인베이스도 2억4000만달러를 예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은행들의 뱅크런 이슈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예금 보호 조치만으로는 시장이 바로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서클이 운영하는 USDC 등 일부 스테이블 코인은 디페깅 이슈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 진단했다. USDC의 경우 준비금 자산을 달러 외에도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했으며, 블랙록, 뉴욕멜론은행(BNY Mellon)등에 현금을 예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리포트는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USDC는 미 단기국채 73%, 현금성 자산 27%로 준비금을 보유함에 따라 주요 스테이블 코인 중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인식되어왔다"며 "SVB 예치 자산을 보호받게 된다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자산들도 유동화 가능성이 뛰어난 자산들이기 때문에 곧 디페깅 이슈는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