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삼성전자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900만원 줄었지만,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 반도체 사업 부문의 힘으로 타 계열사 대비 우위를 이어갔다. 전체 계열사 중에선 삼성카드가 평균 연봉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조선일보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조선일보DB
14일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발표한 2022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연봉은 1억 3500만원이다. 삼성그룹 전자·IT 분야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급여를 기록했다. 인력난이 심한 반도체 업종 특성상 기존 인력 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타 계열사 대비 높은 급여를 책정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2년 임금을 9% 인상하는 등 임직원에 역대 최대 수준의 기본급을 지급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경우 신입사원 초임이 2022년 4월 5150만원에서 11월 5300만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다만, 성과급 지급 규모는 전년 대비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급여는 1억 4400만원이었지만, 1년만에 900만원이 줄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로 성과급이 줄어들면서 연간 보수 총액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DS 부문은 최고 한도인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받았지만, 모바일경험(MX) 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 생활가전사업 부 등은 각각 37%, 27%, 7%에 그쳤다.

삼성 전자·IT 분야 계열사 중 평균 연봉 2위는 삼성SDS가 차지했다. 삼성SDS 임직원은 2022년 평균 연봉으로 1억 3100만원을 받았다. 회사가 높은 급여를 받는 이유는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며 급여가 급상승 중인 개발자 인력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임직원은 2021년 4321명에서 2022년 4846명으로 525명 늘었다.

삼성SDS는 2022년 클라우드 사업과 물류 사업의 호조로 역대 최대 매출(17조 234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19년 연간 매출이 10조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만에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임직원은 2022년 평균 연봉으로 각각 1억 1600만원, 97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SDI의 경우 전기차 시장 확장에 따른 배터리 산업 성장으로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두둑한 성과급을 보상받았다. 반면, 삼성전기의 평균 연봉은 2021년 1억 1000만원에서 2022년 9700만원으로 1300만원 감소했다. IT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등 사업 실적이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 주요 계열사 임직원 평균 급여 순위 /IT조선
삼성 주요 계열사 임직원 평균 급여 순위 /IT조선
한편, 삼성그룹 전체 계열사별로 보면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카드로 나타났다. 삼성카드 임직원들은 2022년 평균 연봉으로 1억 3900만원을 받았다. 삼성카드는 2021년까지만해도 삼성전자(1억 4400만원)보다 700만원 적은 1억 3700만원을 받았지만, 2022년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로 올라섰다.

이어 금융 계열사인 삼성화재(1억 3600만원)와 삼성증권(1억 3200만원), 삼성생명(1억 2000만원) 등이 직원 평균 급여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가 직원 평균 급여 1위에 달성한 배경에는 2022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2.9% 증가한 622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작년 성과를 바탕으로 임직원에게 연봉 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