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디스플레이·반도체 생산 거점 확대

삼성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향후 10년간 60조 1000억원을 투자한다.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역 기업의 자금, 기술, 인력 등을 지원해 회사와 지역 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도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조선일보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조선일보DB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향후 10년간 충청·경상·호남권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지역별로 충청권에는 반도체 패키지 특화단지와 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차세대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키지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천안·온양 사업장의 차세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량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IT기기, TV·디지털 사이니지 등 대형 기기,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을 비롯한 신규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산에 '디스플레이 종합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아산 지역에서 OLED와 퀀텀닷(QD) 등 최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 및 양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천안에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구축한다. 마더 팩토리는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 및 적용해 해외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표준 공장'을 말한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고부가가치 패키지 기판 생산 거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경상권은 차세대 적층세라믹캐피시터(MLCC) 생산 거점과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으로,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을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로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구미사업장은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600만대 정도 생산한다. 회사는 구미에서 개발한 생산 기술을 전 세계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삼성SDI는 구미와 울산에 각각 배터리 관련 투자를 집행한다. 구미를 QD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 특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울산에선 양극활 물질 등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연구와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회사 수익성을 개선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거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호남권에선 스마트 가전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가전제품을 프리미엄 스마트 제품 중심으로 확대·재편해 '글로벌 스마트 가전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했다. /삼성전자
삼성그룹은 60조원 규모 투자 외에도 지역 기업을 위해 반도체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과 기술 및 자금 지원, 지역 인재 양성 지원 등을 전개한다. 이같은 상생 프로그램을 위해 향후 10년간 3조 6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5000억원을 쏟아 국내 협력회사들과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한다. 중소 팹리스 기업에 대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지원에도 5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지방 중소업체 기술 및 자금 지원 규모도 늘린다. 삼성그룹은 향후 10년간 520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고도화한다. 또 'ESG 펀드(1조원 규모)'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및 ESG 투자를 지원한다.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삼성그룹은 국내 주요 대학들과 함께 운영 중인 반도체 계약학과를 지방 소재 대학에도 신규로 개설해 지역 반도체 인재를 육성한다. 또 지방 청년층을 대상으로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은 기술개발 지원, 경영 혁신 컨설팅, 인력채용 및 교육 등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 운영하는 한편, 지역 청년들을 위한 청년활동가 지원,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 지원 사업도 지속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