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와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lashlight Capital Partners, FCP)의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FCP가 KT&G에 주주 가치 제고를 명목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요구하면서다.

FCP는 15일 KT&G와 산하 기금 및 재단에 지난 10년간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내용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산하 기금 및 재단의 이사장 채용과 운영 등에 KT&G 경영진이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도 확인하도록 했다. 특히 의결권의 경우 KT&G 경영진의 입장을 대변했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영진에게 15%에 달하는 자기주식 소각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도 촉구했다.

FCP는 KT&G 산하의 복지재단, 장학재단, 사내복지근로기금, 우리사주조합 등 6개의 기금 및 재단이 11% 수준의 KT&G 의결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재단과 장학재단의 이사장직은 각각 민영진 전 KT&G 사장과 백복인 현 사장이 맡고 있다. FCP는 해당 주식 지분이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T&G는 FCP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KT&G 관계자는 "기금 및 재단이 보유한 지분은 시장에 유통이 불가능한 주식으로, 경영권 방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함께하는 기업‘의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민영화 직후인 2003년 KT&G복지재단과 2008년 KT&G장학재단을 관련 법에 따라 설립했다"면서 "재단의 재정 자립도 향상 및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사회공헌활동 수행을 위해 자사주를 기부, 배당을 재원으로 다양한 복지·문화·장학사업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