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기가 도래해 각종 기술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 돈을 내고 버리던 중고물품을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받고 팔고, 전화로 배달을 주문하고 만나서 돈을 주는 대신 스마트폰 하나로 결제까지 진행한다. 기술이 기존 시스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접근성을 높이기도 한다. 전문가 자문도 직접 사무실까지 찾아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술이 디지털 대전환기 어떻게 일상을 바꾸고 있는지 확인해봤다. [편집자주]
블록체인은 기부문화를 바꿨다.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능을 활용해 기부·후원금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블록체인 기술은 같은 데이터를 여러 블록에 기록해 위·변조를 막고 데이터의 투명성을 제공한다.
블록체인과 기부문화의 결합은 2018년 정부가 지원한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가 최초로 꼽힌다. 체리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월드비전, 밀알복지재단, 야나, 사랑의열매, 월드휴먼브리지, 예닮 등이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해 모금부터 사용까지 모든 기부금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2월 8일 기준 330개 단체와 1609건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후원 횟수는 11만5335건, 총후원금액은 77억8672만원쯤이다.
체리는 기부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려주는 ‘체리 마이크로 트래킹’을 지원한다. 마이크로 트래킹은 모금, 단체, 지출, 보고 등 단계별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체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누구나 스스로 참여한 기부에 신뢰를 높이는 인프라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기부 경제 생태계 완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수정 체리 대표는 "블록체인을 도입해 기부 투명성을 보장한다고 해서 기부가 폭발적으로 늘진 않았다"며 "기부의 형태를 바꿔 다양한 기부가 이뤄지고 모든 사람이 체리 기부 생태계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