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이하 MP3P) 역할을 하면서 그렇게 오디오 플레이어의 설자리는 줄었다. 다만 한편에서는 소리에 대한 마니아 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져 갔다.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이하 DAP) 시장이 그렇다. 비록 이 시장 규모는 작지만, 나름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과거 MP3P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소니, 아이리버 등을 꼽는다. 이 기업들은 50만원대에서 200만원대쯤의 가격대에 DAP를 판매하고 있다.
음향의 명가답게 나름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소니가 올해 1월 워크맨 신제품 2종을 내놨다. 그 가운데 소니의 NW-A306은 40만원 후반대로 DAP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과거 20만원대였던 MP3P와 비교해서는 안된다. 선명한 음향 전달을 위한 기술은 물론 음 손실과 노이즈를 0에 가깝게 하기 위한 기술이 녹아들어 있어서다.
NW-A306의 첫인상은 과거 디스플레이형 고급 MP3P를 연상케 한다. 몸체는 물결 무늬의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을 채택했다. 손으로 감싸쥘 정도의 작은 크기임에도 묵직한 느낌을 준다. 모서리 부분이 부드럽게 마감처리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블루투스5.0과 802.11ac 와이파이를 지원한다. 저장용량은 32GB를 기본 제공하고 있고 별도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을 제공한다. 따라서 와이파이를 이용한 스트리밍이 아닌 음원 파일을 저장해 음악을 듣는 경우라면 별도의 마이크로 SD카드를 활용하면 된다. 와이파이는 802.11ac이며 블루투스는 5.0 버전이다.
사용법은 스마트폰처럼 간단
NW-A306 사용은 스마트폰과 동일하다. 바탕화면에는 이퀄라이저 설정 앱, 워크맨 앱, 소니 해드폰 연결 앱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그 외에도 구글의 기본적인 앱, 유튜브 앱 등이 깔려 있다. 멜론, 플로,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등의 다양한 음악 스트리밍 앱은 구글 스토어를 통해 깔아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홈 화면을 기본 홈 또는 워크맨 홈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나 음악 재생 시 화면에서 카세트테이프 이미지의 화면 보호기 기능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차별점이 느껴진다.
가장 중요한 건 음질
DAP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상의 음질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에는 고가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받쳐주는 오디오 플레이어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사실 아무리 좋은 이어폰이라도 해도 내보내는 사운드 신호의 품질이 안좋으면 이어폰 성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다.
주관적인 느낌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소리의 선이 깔끔하고 명쾌하게 들렸다. 가령 여러 악기가 연주되는 음악이라면 각 악기 소리가 다른 데 흩어지거나 묻히지 않고 선명하게 들렸다.
특히 베이스는 단순히 쿵쿵 때려주는 느낌이 아니라 저음부의 선을 그대로 살리면서 베이스 특유의 묵직함을 보여줬다. 물론 사용한 블루투스 헤드폰이 받쳐준 것도 우수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데 큰 역할을 한 건 사실이다. 헤드폰은 소니 노이즈캔슬링 무선 헤드폰 ‘WH-1000XM5’를 사용했다.
NW-A306에는 소니의 ‘S-Master HX 디지털 앰프’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균형 잡힌 고출력을 지원하며 광범위한 주파수 범위에서 왜곡과 노이즈를 줄여준다고 한다. 이 기술은 소니의 DSD(Direct Stream Digital) 고음질 포맷을 지원한다. DSD는 2.8224MHz의 샘플링 주파수로, 아날로그 원음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디지털로 구현한다.
이 외에도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Hi-Res Audio), MQA 고해상도 음원 재생, LDAC 및 aptX HD 하이 레졸루션 무선 오디오를 지원한다.
그 외 음질 향상을 위한 기술들
NW-A306은 초반에 언급한대로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이 제품을 감싸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고급스러운 디자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자 노이즈와 같은 방해 요소를 차단해 안정적인 소리를 내기 위한 설계 기술이라고 한다. 특히 조립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알루미늄 합금 덩어리를 깎아 만든 일체형 절삭 프레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NW-A306은 고품질의 음악 감상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접근해볼 수 있는 제품이다. 50만원대라는 가격대가 단순히 음악만 듣는 용도의 디바이스를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일체형 알루미늄 합금 바디, S-Master HX 디지털 앰프 기술, 금도금 리플로우 솔더 등은 선택 이유로 나름 충분하다.
특히 기존에 음악을 들었던 방식과 비교해보면서 사운드의 미묘한 향상 부분을 찾아내고, 이제까지 들었던 음악이 또다르게 느껴지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 NW-A306을 사용해보면서 느낀 소감 한 마디는 "소리가 참 맛있네요"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