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경쟁이 펼쳐진다. 이들 게임은 모두 시스템에 의해 진영이 나뉜 이용자들이 진영 단위로 대규모 전투를 하는 RVR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특정 소수 이용자 중심의 게임 운영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각 게임사의 게임 내 RVR 전략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해 이들 게임의 승패가 좌우되고 각 게임사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어떤 게임이 이용자로부터 인기를 끌 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넥슨 ‘프라시아 전기’, 엔씨소프트 ‘TL’,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의 이미지. /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넥슨 ‘프라시아 전기’, 엔씨소프트 ‘TL’,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의 이미지. /각 사
최상위 이용자 독식 구조 탈피 안간힘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TL’,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등 대형 MMORPG가 정식 출시된다. 이들 신작은 모두 기존 길드 단위의 엔드 콘텐츠에서 길드 및 서버 연합에 따른 RVR(Realm Vs Realm)을 핵심 콘텐츠로 앞세웠다.

프라시아 전기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대규모 거점전과 이용자간 대전(PVP) 콘텐츠를 제공한다. TL은 지역 이벤트와 길드전을 선보인다. 아키에이지 워는 해상전, 공중전 등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나이트 크로우는 1000명 이상의 이용자가 한 곳에 모이는 격전지가 엔드 콘텐츠(게임 최후반부에 게임의 모든 요소를 경험하고 충분히 숙련도를 높인 이용자가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특별 콘텐츠)다.

각 게임사는 기존 MMORPG에서 보이던 상위 몇 개의 길드 중심 콘텐츠가 아닌 보다 진화한 형태의 콘텐츠를 운영해 이용자 풀을 늘리겠다고 자신한다.

이를 두고 업계는 특정 길드나 이용자가 보상과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독점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한다. 이들이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독식하면서 기존 이용자 이탈, 신규 이용자 유입 난항 등의 이슈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매출은 높은데 이용자 수는 ‘글쎄’

실제 국내 MMORPG는 많은 과금을 하는 소수의 이용자를 중심으로 매출과 운영이 유지된다. 이는 국내 게임앱 순위에 잘 나타난다. 1월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수를 기록한 게임은 ‘로블록스’다. MAU는 172만명이다. 2위는 탕탕특공대로 154만명이다. 반면 매출액 순위는 MAU 수치와 완전히 다르다.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게임은 엔씨 ‘리니지M’이다. 그 뒤를 오딘:발할라 라이징과 리니지W, 리니지2M, 히트2가 따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이런 과금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필요성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가 출시한 MMORPG는 서구권에서 기피하는 페이투윈(P2W) 구조였다. 해외에서 비선호 장르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런 과금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 유입을 늘려야 매출 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콘텐츠는 전투 승리시 주어지는 보상 규모, 배분 등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대한 많은 이용자가 대규모 전투에 참여하고 납득 할 만한 보상 체계와 게임에서 소외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어야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