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금융업 전문 자회사를 신규 설립하고 간편 결제 서비스 강화에 나선다. 패션 플랫폼 중 간편결제 서비스를 위해 별도 자회사를 출범한 건 무신사가 유일하다.

17일 특허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달 15일 ‘무신사페이먼츠’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고, 이달 14일 ‘무신사파이낸셜’을 상표로 출원했다. 사업 목적은 ▲제3자 발행형 상품권의 제작업 및 판매업 ▲전자상거래 및 관련 유통업 ▲광고 제작 및 대행업 등이다.

무신사는 지난달 ‘무신사페이먼츠’ 법인을 설립했다. / 무신사페이먼츠 법인등기 조회 화면
무신사는 지난달 ‘무신사페이먼츠’ 법인을 설립했다. / 무신사페이먼츠 법인등기 조회 화면
무신사는 2021년부터 금융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왔다. 무신사는 2021년 2월 간편결제 수단인 ‘무신사페이’를 출시하고, 10월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마쳤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인 ‘패스고’를 인수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마련했다.

무신사가 자체 페이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이용자 이탈을 막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LF·지그재그·W컨셉·브랜디 등 주요 패션 플랫폼들도 자체 페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리도 올해 안으로 자체 페이를 마련할 예정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계좌나 카드를 한 번 연동해놓으면 추후에 번거로운 절차 없이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주문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자체 결제망을 확보하면 PG사에 별도 결제 수수료를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무신사페이 프로모션 이미지. / 무신사
무신사페이 프로모션 이미지. / 무신사
무신사가 향후 선불전자지급수단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2019년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출범시켰다. 이후 간편결제 서비스를 강화하며 2021년에는 선불전자지급수단도 마련했다. 이전까지는 계좌나 카드를 연동해 충전한 후 결제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했는데 후불 결제도 가능해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토어, 29CM, 솔드아웃 등 무신사 연관 서비스의 결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관련 상표권을 선제적으로 출원한 것이다"고 말했다.

신규 법인 설립이나 향후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고 선 그었다. 그러면서도 "무신사페이먼츠 법인 설립 또한 무신사파이낸셜 상표 출원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편결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은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7232억원 규모로, 2년 전(4010억원)보다 1.8배가량 커졌다. 오는 21일에는 애플페이도 국내 상륙하면서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