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랑한 음악
니키타 브라긴스키 지음 | 박은지 옮김 | 256쪽 | 생각지도 | 1만9000원

"인공지능(AI) 음악은 단순히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롭게 도래한 문명이 아니라 ‘음악의 자동 작곡’이라는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온 음악의 과정이자 흐름이다."

챗GPT 열풍에 더불어 구글은 최근 텍스트 기반 음악 생성 AI 시스템인 ‘뮤직LM’을 선보였다. 뮤직LM은 간단한 텍스트 명령에 따라 음악을 만들어준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음악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음악이라는 영역에 과학기술이 접목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고대의 초기 이론부터 지금의 AI 음악에 이르기까지 음악에서 수학이 어떻게 사용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를 다룬 책이 나왔다.

새책 ‘수학이 사랑한 음악’은 음악 창조의 영역에서 수세기 동안 계속되어 왔던 수학 사용의 역사에 관해 설명한 입문서이다. 저자인 니키타 브라긴스키는 음악학자이자 기술사학자로 수학이라는 과학이 지금은 AI 음악이라는 새로운 장르까지 만들어내고 있음을 음악사와 기술사의 융합적 관점에서 다뤄냈다.

1부 ‘연속성으로부터’가 수학적 아이디어의 흔적을 사례 중심으로 풀어냈다면 2부 ‘가능성으로’는 자동 작곡과 보조적 작곡에 대한 최근 상황과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예측해 보게 한다. 오늘날의 음악에서 딥러닝은 현실적으로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 AI 음악의 현주소와 음악 산업은 어떠한지, 팝 장르의 미래에서 아방가르드는 왜 중요한지 등을 다룬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음악 창작 영역조차 자동화된다는 데 대한 우려나 부정적인 시각보다, 음악에 AI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음악의 자동 작곡이라는 역사를 이해하고 바라본다면 기술과 음악의 발전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한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