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김대식·챗GPT 지음 | 추서연 외 옮김 | 348쪽 | 동아시아 | 1만6000원

"안녕, 챗GPT. 오늘 기분은 어때?"

"저는 그저 컴퓨터 프로그램일 뿐이어서 감정이나 신체적 감각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작업을 도와드릴 수는 있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흔히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럼, 챗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 시대에 AI와는 어떻게 대화를 풀어가야 할까. ‘AI와 대화하는 기술’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새책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는 뇌과학자인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가 챗GPT와 나눈 열두 개의 대화를 담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책의 모든 콘텐츠를 챗GPT와 함께 만들어나가면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부족한 부분을 찌르면서 이야기를 촉발시킨다. 챗GPT가 자기 입으로 자신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사랑이나 정의, 죽음, 신 등 사람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해 온갖 자료를 바탕으로 한 폭넓은 논의를 이어간다.

과연 기계와의 진지한 대화는 가능한 것일까?

대화형 AI는 학습한 정보의 범위 내에서 주어진 문장의 맥락을 보고 다음에 나올 단어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단어의 최적해’를 찾아 나간다. 사람이 보기에는 같은 의미의 질문이라도 약간의 어휘 차이에 따라 AI가 받아들이는 값은 전혀 달라지기도 하고, 같은 질문을 던져도 조금씩 다른 답변을 주기도 한다. 챗GPT에게 정답을 요구하는게 아니라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인간 VS 기계’의 도식을 넘어서 어떻게 기계를 잘 활용해 인간 지성의 지평을 넓혀나갈지를 선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