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광대역(UWB) 초소형 칩이 정부 기관과 손잡고 국제 인증을 받았다. 이 칩은 향후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소형 기기에 탑재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커넥트 유100’이 국내 최초로 UWB 표준 기구인 피라 글로벌 인증을 획득했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1년 초광대역(UWB) 기술 기반의 디지털 키 서비스를 제네시스 GV60에 최초 적용했다. 이 기술이 글로벌 UWB 표준 기구 피라의 글로벌 인증을 획득하며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1년 초광대역(UWB) 기술 기반의 디지털 키 서비스를 제네시스 GV60에 최초 적용했다. 이 기술이 글로벌 UWB 표준 기구 피라의 글로벌 인증을 획득하며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UWB는 500㎒ 이상의 광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넓은 공간에서 한 기기에서 다른 기기까지의 방향과 거리를 수 센티미터 이내 오차로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 홈의 도어락, 자동차의 스마트 키, 긴급구조 정밀측위 등 세밀한 위치측정과 보안이 중요한 다양한 응용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다.

글로벌 사실표준 단체인 피라 컨소시엄은 UWB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상호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9년 8월에 출범했다. 이후 UWB 칩셋, 디바이스, 서비스 등에 대한 표준과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현재 구글, 애플, 퀄컴, 보쉬, 삼성 등 글로벌 기업 97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그간 정부에서는 스마트폰 등 소형기기에서 UWB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기관, 기업 등과 협력하여 다양한 지원노력을 기울여 왔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11월 ‘디지털산업 활력제고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그 후속조치로서 스마트폰 UWB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고하지 아니하고 개설할 수 있는 무선국용 무선설비의 기술기준 고시 제10조’를 2022년 12월에 개정해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기존에는 UWB 서비스가 항공기·선박의 통신기기 주파수와 혼·간섭 우려가 있어 주파수 대역폭 500㎒ 이내만 사용이 허용됐다. 하지만 규제 완화 후 혼·간섭을 자동 차단하는 기능을 구현한 스마트폰에서 대역폭 500㎒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전보다 더 정밀도가 높고 실시간에 가까운 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향후에는 증강현실(AR) 기술과 결합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방을 비추면 서랍 속 키의 위치를 정확하게 안내해 주는 등 융복합 서비스 출시도 가능해지게 됐다.

또 TTA는 과기정통부로부터 지원(글로벌 사물인터넷(IoT) 시험인증센터) 받아 2022년 10월에 세계 최초로 피라 국제공인시험소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피라 인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공인 인증 시험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에 국제공인 인증받은 UWB 칩은 보안, 메모리, 저전력 기술 등이 하나에 집적된 초소형 칩으로 소형 기기에도 쉽게 적용가능한 특징이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등에 탑재돼 초광대역(UWB)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영해 TTA 회장은 "최근 재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시대에 위급 상황 발생시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여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광대역(UWB)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보다 정밀한 위치 추적이 가능하므로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이번 국산 초광대역(UWB) 칩의 피라 인증을 통해 초광대역(UWB) 기반 통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초광대역(UWB) 기술은 자동차 스마트 키 등 다양한 정밀위치 기반 서비스 제공에 필수이기 때문에,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 발표한 ‘케이-네트워크 2030 전략’에 따라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여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