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중소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확보를 위한 상생 행보를 이어간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로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동반성장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협력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가 하면, 전문가를 파견해 생산 노하우를 전수한다.

삼성전자는 23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협성회 회원사들과 함께 ‘2023년 상생협력데이’를 개최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3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협성회 회원사들과 함께 ‘2023년 상생협력데이’를 개최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협력사와 소통하는 자리를 갖고, ESG 역량 강화 및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주요 경영진과 협력사 대표들이 모여 ‘상생협력데이’를 열고 ESG 경영 관련 현안을 공유했다. 올해부터 상생협력아카데미 교육센터에 ESG 관련 교육 과정 22개를 신설하고, 협력사 온실가스 감축 실무 지원부터 공급망 실사법 대응, 공정거래 정책 등을 교육할 방침이다.

상생협력아카데미 교육센터를 통해 신입사원, 차세대 리더, 경영자 등 계층별 교육과 재무, 제조, 구매, 마케팅 등 직무교육을 포함한 500개쯤의 교육 과정을 만들어 협력사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 2021년까지 교육과정을 수료한 협력사 직원은 1만 8725명이다.

ESG 경영뿐 아니라 기술력 확보를 돕는 활동도 펼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우수·비즈 기술 설명회, 보유 특허 개방, 공동투자형 기술개발 사업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 이를 2·3차 협력회사까지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김영재 협력회사 협의회 대표는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와 저탄소 녹색 성장에 기초한 ESG 경영을 중장기 계획에 따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전자가 23일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R&D센터에서 '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 LG전자
LG전자가 23일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R&D센터에서 '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 LG전자
LG전자는 ‘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를 통해 협력사들과 경영현황 및 사업방향을 공유하며 경쟁력 강화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LG전자도 협력사의 ESG 경영 강화를 위해 ESG 온라인 교육과정을 개발 중이다. 또 화재 및 안전사고 잠재 위험을 점검하는 ESG 리스크 점검 활동 참가 기업을 1, 2차 협력사에서 올해 3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이외에도 협력사에 탄소저감 설비투자를 위한 상생협력펀드 자금지원부터 컨설팅, 탄소배출량 조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사내 자동화 시스템 전문가를 협력사에 파견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 노하우를 전수 중이다.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무이자 자금대출 및 상생협력펀드 지원 등을 병행하고 있다.

SK그룹은 SK에너지가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저탄소 플랜트 기술을 전수하며 상생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SK에너지는 협력사 30개사를 대상으로 탄소중립 및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개요, 에너지 재활용 공정설비 기술, 스마트 플랜트 구축 기술 등을 가르친다.

SK에너지는 2026년까지 협력사의 훈련과목을 5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5년간 총 4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효성그룹도 효성티앤씨가 11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임직원 ESG 교육, ESG 진단·가이드, 개선 컨설팅 등을 제공하며 상생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ESG는 현재와 미래를 포괄하는 기업의 가치 기준이 되고 있다"며 "협력사들의 ESG 경영 강화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섬유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