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붙잡힌 가운데 검찰이 공동 창립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선다. 검찰은 지난해 신 전 총괄에 대해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전 총괄(왼쪽)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 사진=테라폼랩스 블로그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전 총괄(왼쪽)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 사진=테라폼랩스 블로그
27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 합동수사단은 신 전 총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예정이다. 남부지검은 지난 24일 서울 성수동에 있는 차이코퍼레이션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지난 20일과 22일 신 전 대표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신 전 총괄은 지난 23일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함께 테라 프로젝트를 공동 창립했다. 신 전 총괄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를 설립한 이후 국내에 전자결제기업 차이코퍼레이션을 설립,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CHAI)’를 만들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총괄은 테라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가상자산 테라(UST)와 루나(LUNA)를 발행해 판매했으며, 가격이 오르자 이를 매각해 14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전 총괄은 또한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 정보를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총괄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차이코퍼레이션의 고객 정보를 별도 법인인 테라폼랩스로 유출했으며, 회사 자금 또한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전 총괄과 차이코퍼레이션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차이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VC) 역시 손실 위기에 처했다. 차이코퍼레이션의 지주사인 싱가포르 차이페이 홀딩스는 2020년 이후 약 3차례에 걸쳐 총 1410억원 가량을 투자받았다. 주요 투자자는 한화드림펀드, SK네트웍스, 컴퍼니케이-교원 스타트업 펀드, 하나 벤처스, 교원라이프, 컴투스 등 대기업 출자사가 적지 않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차이코페이션이 기망을 통해 VC를 속이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봤다. 차이코퍼레이션의 결제 서비스인 ‘차이’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테라폼랩스와도 관련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가 연관이 있는 것 처럼 거짓으로 홍보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 전 총괄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14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결제 서비스를 거짓 홍보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2020년 3월 사업 추진 방향의 의견 차이로 권도형과 결별했고 테라와 조직, 사업을 완전히 분리했으며 이후 테라의 운영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지난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현지 법원에 의해 구금 기간이 연장됐다. 법무부는 지난 24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