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임기를 사흘 남겨두고 사임했다. 8월까지 대표이사(CEO)가 공석으로 남겨지며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리한다.

KT는 구현모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사퇴 의사를 밝혔고, 김대유 사외이사가 최근 벌어진 일련의 과정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2019년 KT 그룹사 경영전략 데이에서 ‘5G로 열리는 새로운 세상, KT그룹이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강연 하고 있는 박종욱 사장 / KT
2019년 KT 그룹사 경영전략 데이에서 ‘5G로 열리는 새로운 세상, KT그룹이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강연 하고 있는 박종욱 사장 / KT
대표이사 유고 상황이 발생한 KT는 정관 및 직제규정에서 정한 편제 순서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한다고 전했다.

KT는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전사 경영·사업 현안을 해결한다.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TF’와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TF’를 운영한다.

‘성장지속 TF’는 고객서비스·마케팅·네트워크 등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TF’는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TF는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고, 전문기관을 활용해 지배구조 현황 및 국내외 우수 사례 등을 점검한다. 국내외 ESG 트렌드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KT 이사회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TF의 개선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변경된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한다.

KT는 국내 및 미국 상장기업인 점을 감안 시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두 차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완료한다. 5개월쯤 소요될 전망이다.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현 위기 상황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서로 협력하고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하자"며 "KT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고객과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객서비스 및 통신망 안정적 운용은 물론,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경영 및 사업 현안들을 신속히 결정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선 지배구조로 개선하고 국내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