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많은 게임이 쏟아진다. 그 중에서도 새로운 등장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존재들이 있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프랜차이즈도 그렇다. 이 게임은 오늘날의 블리자드를 만든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이자, 수많은 게이머들이 밤을 새며 즐긴 추억이 있는 특별한 존재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디아블로’의 최신 시리즈인 ‘디아블로 4’가 6월 6일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오래 기다린 ‘디아블로’의 새로운 시리즈가 등장한 만큼 이를 즐기는 데 아쉬움이 없었으면 하는 게 팬들의 바램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무턱대고 고가의 최신 게이밍 PC를 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자신의 게이밍 환경과 스타일, 기대 수준에 맞춰 적절한 성능을 갖춘 PC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공개된 ‘디아블로 4’의 오픈 베타의 성능 요구사양은 최신 메인스트림 PC에서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블리자드에 따르면, 1920x1080 해상도의 중간 옵션으로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권장 사양은 4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 정도였다. 13세대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이나 인텔 아크 A750 그래픽카드 조합 정도에서도 1920x1080 해상도에 풀 옵션으로 게임을 즐기는 데 충분했다.

블리자드의 기대작 ‘디아블로 4’가 오픈 베타를 마쳤다. / 블리자드 홈페이지 갈무리
블리자드의 기대작 ‘디아블로 4’가 오픈 베타를 마쳤다. / 블리자드 홈페이지 갈무리
블리자드가 소개한 디아블로 4의 시스템 요구사항은 2023년에 등장할 최신 게임에 비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1280x720이나 1920x1080 정도에서 최하 그래픽 옵션에서 초당 30 프레임 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사양’은 2세대 인텔 코어 i5-2500K나 AMD의 FX-8100 프로세서, 8기가바이트(GB) 메모리, 엔비디아 지포스 GTX 660이나 AMD 라데온 R9 280 정도의 그래픽카드가 제시된다. 이러한 ‘최소 사양’은 이미 10년 전의 메인스트림 게이밍 PC 사양으로,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으로도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1920x1080 해상도와 중간 정도의 그래픽 옵션에서 초당 60프레임을 확보할 수 있는 ‘권장 사양’에는 4세대 인텔 코어 i5-4670K나 AMD 라이젠 3-1300X, 16GB 메모리,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970이나 AMD 라데온 RX 470 그래픽카드 정도가 제시된다. 최소 사양보다는 제법 높은 성능이 제시되지만, 여전히 7~8년 전에 인기 있던 게이밍 PC의 구성이다. 이미 몇 번의 세대 교체가 이뤄진 현재의 PC 환경에서는 큰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블리자드가 제시한 ‘권장 사양’ 정도는 현재 구입할 수 있는 보급형 게이밍 PC로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4세대 인텔 코어 i5나 AMD 라이젠 3 1300X는 ‘쿼드 코어’ 프로세서로, 현재의 13세대 코어 i3 프로세서와 비교해도 제법 성능 차이가 있다. 13세대 코어 i3-13100 프로세서만 해도 4코어 8스레드와 최대 4.5GHz 동작 속도를 갖추고 있으며, 성능 면에서는 7세대 코어 i7-7700K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13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에 이르면 이미 당시의 ‘하이엔드 데스크톱’을 앞서는 성능을 보여준다.

프로세서 요구 사양과 비교해, 그래픽 성능 요구 사양은 좀 더 달성이 까다롭다.

블리자드가 제시한 최소 사양인 지포스 GTX 660은 이미 등장한 지 10년이 넘은 그래픽카드로, 이 정도의 성능은 이미 이전 세대의 엔트리급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1030 정도나 최신 프로세서의 고성능 내장그래픽 코어로도 충족할 수 있다. 권장 사양인 지포스 GTX 970 수준의 성능은 현재 내장 그래픽으로는 불가능하고, 지포스 RTX 3050 정도의 메인스트림 급 외장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블리자드 추천 ‘디아블로 4’ 최소, 권장 사양. / 블리자드 홈페이지 갈무리
블리자드 추천 ‘디아블로 4’ 최소, 권장 사양. / 블리자드 홈페이지 갈무리
물론 타협 없는 ‘풀 옵션’을 위해서는 좀 더 높은 사양이 필요하다. 또한 디아블로 4 오픈 베타 에서는 레이 트레이싱이 구현되지 않았으며, 정식 버전에서는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 도입되면서 사양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도 예상된다.

1920x1080 FHD를 넘어서는 4K나 와이드 디스플레이, 혹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위한 고주사율 디스플레이의 사용도 요구 사양이 올라가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현재의 오픈베타처럼 레이 트레이싱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1920x1080 풀 옵션에서 60프레임 이상을 얻는 데는 13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지포스 RTX 3060 수준의 그래픽카드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13세대 코어 i9-13900KS 프로세서와 인텔 아크 A770 16GB 그래픽카드를 사용했을 때, 1920x1080 풀 옵션에서 초당 130~150 프레임 정도의 성능으로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한편 ‘디아블로 4’ 게이밍 성능에서 프로세서의 경우 사용률이 그리 높게 나타나지도 않으며, 13세대 기준 ‘코어 i5’ 이상이면 프로세서 코어 수에 따른 성능 차이는 거의 나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코어 i5에서 i7, i9으로 올라갈 때마다 동작 속도가 높아짐에 따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그래픽카드 성능에는 제법 큰 영향을 받으며, 13세대 코어 i7 이상의 프로세서를 갖춘 상황이라면 지포스 RTX 40 시리즈 등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갖추면 확실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쾌적한 게이밍을 위해서는 충분한 메모리와 넉넉한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메모리의 경우 블리자드는 16GB를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16GB로는 조금 아쉽다. 클로즈 베타 때는 아예 16GB에서는 버그로 그래픽 풀옵션을 사용할 수 없기도 했다. 이에 메모리는 여유있게 32GB 정도를 갖추는 것을 추천한다. 스토리지는 SSD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며, 필요 용량은 오픈 베타의 경우 다운로드 용량이 약 90GB 정도였으니 여유를 두어 200GB 가량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 게이밍 PC는 디아블로 4에서도 충분히 여유롭다 / 권용만 기자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 게이밍 PC는 디아블로 4에서도 충분히 여유롭다 / 권용만 기자
6월에 선보일 ‘디아블로 4’를 준비하는 추천 PC 사양 구성은 결국 ‘해상도’에 따라 달라진다. 1920x1080 해상도의 풀 옵션 기준이라면, 가장 효율적인 구성은 13세대 코어 i5-13400F 프로세서와 B760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 32GB 메모리와 1테라바이트(TB) SSD 정도를 갖추면 충분할 것이다. 13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는 퍼포먼스 코어 6개와 에피션트 코어 4~8개를 갖추어 일상적인 사용에서부터 게이밍, 복잡한 작업에 이르기까지 만족스러운 성능을 매력적인 가격대에 제공한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3060 12GB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충분한데, 비슷한 성능 수준에서 현재 가격 인하로 매력이 높아진 인텔 아크 A750 8GB 그래픽카드도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이제 철 지난 지포스 RTX 20 세대나 GTX 16 세대 그래픽카드 구입은 추천하지 않는다.

메인보드는 코어 i5에서는 비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B760 칩셋 기반 메인보드를 추천한다. 메모리 유형은 DDR5 지원을 추천하지만 그래픽카드를 위한 PCIe 5.0 지원은 굳이 고집할 필요 없다.

FHD 해상도 이상에서의 쾌적한 플레이를 생각한다면 PC 사양도 좀 더 올려야 한다. 이 때 추천할 만한 조합은 13세대 코어 i7-13700K 프로세서와 B760 혹은 Z790 칩셋 기반 메인보드, 지포스 RTX 4080 그래픽카드다.

13세대 코어 i7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의 코어 i9 프로세서에서 제공되던 퍼포먼스 코어 8개와 에피션트 코어 8개의 하이브리드 구성을 갖춰, 거의 모든 게임에서 가장 뛰어난 비용 효율을 제공한다. 특히 높은 동작 속도를 갖추고도 일반 모델과 가격차이도 적은 코어 i7-13700K 프로세서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디아블로 4는 전작 이후 11년 만에 등장하는 새로운 시리즈인 만큼, 여러 모로 기대감도 높다. 특히 전작들에 좋은 기억을 가진 올드 게이머라면 예전의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릴 만한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 베타가 끝나고 정식 발매를 앞둔 지금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악마 사냥’에 나서기 위해 준비할 시기다. 성공적인 악마 사냥을 위한 준비에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기반의 최신 게이밍 PC는 아쉬움 없는 동반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