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수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다. 경기침체에 둔감한 B2B 시장의 성장책을 적극 시행하고, 매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통해 양사의 사업부문별 실적 개선에도 탄력이 붙는다.

'B2B 고객 전용 e스토어' 활용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 삼성전자
'B2B 고객 전용 e스토어' 활용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해외 중소 규모 사업자 등 B2B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업자의 제품 구매 편의를 돕기 위해 독일에서 ‘B2B 고객 전용 e스토어’ 서비스를 개시했다.

B2B 고객 전용 e스토어는 중소 규모 사업자에게 적합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안하고 다양한 구매 혜택까지 제공하는 삼성닷컴 내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할부 등 결제 옵션을 다양화하고 기업 전용 할인과 구매 금액 기반 할인 등을 제공한다. 구매한 제품에 맞는 기술 지원도 제공한다.

2021년 10월 미국과 영국, 프랑스, 호주, 튀르키예 등 5개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2년 유럽 대부분 국가와 동남아, 중동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서비스 구축 1년 6개월 만에 대상 지역을 30개국으로 늘렸다.

삼성전자가 B2B 고객 전용 e스토어를 확대하는 이유는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서다.

2023년 2월 말 세계 가입자 수는 1년 전보다 2배쯤 늘었다. 이 서비스를 통한 올해 1~2월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배쯤 증가했다.

강신봉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D2C센터장(부사장)은 "세계적으로 온라인 B2B 사업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삼성 B2B 고객 전용 e스토어의 경쟁력을 B2C 수준으로 높여 소상공업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3’을 찾아 공간별 최적의 솔루션 등 업계 동향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며 B2B 사업의 중장기 전략과 현안을 챙기는 모습 / 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3’을 찾아 공간별 최적의 솔루션 등 업계 동향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며 B2B 사업의 중장기 전략과 현안을 챙기는 모습 / LG전자
LG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 4178억원, 영업이익 1조 4974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2.9% 감소했지만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많았다.

LG전자의 실적 선방은 경기변화에 둔감한 B2B 실적을 확대하는 등 체질개선에 성공한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는 가전부문에서 시스템에어컨, 빌트인 가전 등 B2B 매출을 전체 가전의 25%까지 끌어올려 전체 가전 사업부의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회복시켰다. BS(비즈니스솔루션)부문도 디지털사이니지, 호텔 TV 등의 주문 증가로 B2B 매출이 같은 기간 대비 40% 확대됐다. 100%가 B2B 매출인 VS(자동차부품) 사업도 전기차 부품 수주 증가로 공장을 풀가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B2B 매출 확대로 분기 평균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며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은 2020년 16%에서 2023년 32%로 증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CEO)은 연초 유럽과 미국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글로벌 B2B 시장 공략을 지휘 중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조 사장은 연초 해외 현장방문에서 LG전자 협지법인 관계자 등에게 차별화된 제품(HW)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등 통합 솔루션을 고도화해 고객경험 제공에 역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ID 사업에서도 버티컬(산업별 고객군)별 핵심 밸류체인을 심도있게 연구해 LG전자만의 빼어난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차별화된 디스플레이는 물론 맞춤형 통합 솔루션으로 고객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치까지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