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게임 접근성 확대를 위한 국내 게임사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글로벌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이슈가 국내서도 본격화될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장애인 게임 접근성 확대 행보…관계부처도 지원 나서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 업계가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최근 장벽 없는 게임 플레이를 위해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엔씨의 ‘게임 디자인랩’에서 마련한다. 엔씨는 ▲오디오 ▲컨트롤 ▲인터페이스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방면의 접근성 강화 방안을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게임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사업은 아름다운재단과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협력한다. 장애인에게 보다 전문적인 맞춤형 게임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사용법 및 관리방안 교육을 제공해 실질적 게임 접근성 향상을 도모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5월 12일까지 보조기기 지원 사업 희망자를 모집한다.

관계 부처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지원을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를 점자 보고서로 발간했고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촉각교구를 제작 및 기부했다.

국립재활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현대미술관과 4월 13일 장애인의 문화 예술 접근성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게임 사회 전시회를 통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증진,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 증진에 협력할 방침이다.

글로벌 게임 업계는 몇해 전부터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이슈에 접근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0년부터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논의했다. 또 게임 보조기기인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를 출시하는 등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에 다년간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접근성 인식의 날(GAAD)을 기념하고 디지털 접근성과 포용성의 중요성을 담아낸 접근성 기능 태그를 업데이트했다. 엑스박스 미국 수화(ASL) 트위치 채널을 개설해 청각 장애를 가진 이용자들을 위한 매주 약 25시간 동안 라이브스트리밍에 대한 통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게임 현안에 밀려난 게임 접근성 이슈…정책적 논의도 활발해야

그동안 국내 게임 업계가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이슈를 완전히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 간 일부 국내 게임사와 관계부처가 장애를 가진 이용자의 게임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지원했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 게임질병코드 도입,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분류, 중국 판호 발급 등의 현안에 밀리며 좀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업계는 올해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이슈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게임사도 자발적으로 나서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 제작에 나서는 등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에 나섰다. 한콘진이 장애인 e스포츠 대회 지원을 위한 예산 5억원을 확보하는 등 관계 부처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 확대를 위한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은 보다 많은 기업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게임 제작 환경 지원 등 관련 정책 논의에는 여전히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이슈는 국내 게임사뿐 아니라 게임 업계 전체가 노력해야 할 이슈다"라며 "가이드 라인 제작, 게임 접근성에 대한 인식 개선, 제작 환경 지원 등 다방면에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이슈가 주목받을 수 있는 정책적 논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