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커머스 등 주력 사업에서 성과가 갈릴 전망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5월 4일과 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경기침체 여파에도 영업비용 효율화와 수수료 확대로 개선

1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3개월간 증권사 예상치 평균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 매출 2조2828억원, 영업이익 327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8.5%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와 광고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컸지만 네이버는 영업비용 효율화와 수수료 확대 등 효과로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주된 요인은 커머스 사업의 성장 덕분이다.

증권가는 네이버 커머스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8.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올 1월 초 인수한 미국 C2C(개인간거래)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의 실적이 편입됨에 따라 커머스 부문이 회사의 이익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요 버티컬 커머스인 패션타운, 크림에서의 수수료 인상 등 효과가 맞물려 매출도 성장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커머스 매출은 주요 버티컬 수수료 인상 및 포쉬마크 연결 편입 효과로 고성장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영업비용 관리 영향에도 포쉬마크 연결 편입으로 마진율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하반기 광고시장 성장률 반등과 커머스 부문에서 포쉬마크를 포함한 버티컬 커머스 수익성 강화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콘텐츠 매출 역시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전자책 플랫폼 ‘이북이니셔티브재팬(이북재팬)’을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 거래액을 늘려가고 있다. 핀테크 사업의 매출은 외부결제액 확대가 1분기에도 지속되고, 삼성페이와의 협업 효과 또한 2분기 이후 나타날 전망이다.

네이버는 영업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나가는 한편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네이버는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조직을 통합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또 상반기 중으로 자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를 검색에 적용한 AI 서비스 ‘서치GPT’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광고사업 부진 헤어나지 못해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는 카카오가 올 1분기 매출 1조8334억원, 영업이익 12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20.63% 줄어든 수치다.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주 요인은 경기둔화에 따라 광고 사업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에 따른 이모티콘 보상으로 신규 이모티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톡비즈 광고 수익 감소를 이끈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올해 본격적으로 친구 탭의 광고 슬롯 확대를 비롯해 오픈채팅 탭 분리, 프로필 영역 개편을 토대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투자 자금이 크게 늘었는데 당분간 인수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SM 인수 이후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등 기대감이 커 연내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카카오도 네이버와 비슷하게 AI 고도화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카카오는 코(Ko)GPT라는 초거대 AI 모델을 구축해 연내 챗봇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광고 비수기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부진하겠지만, 2분기부터 광고 경기 회복과 함께 첫번째 친구 탭의 광고 슬롯 확대가 이제는 실적에 조금씩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중 예정된 오픈채팅 탭 분리와 프로필 영역 개편에 따라 하반기부터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선율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