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자체 개발한 글로벌 해외직구 플랫폼 ‘훗타운’의 이용자 수 확보에 힘쓰고 있다. 훗타운은 동네 주민과 소통하고 중고 거래도 할 수 있는 ‘당근마켓’의 글로벌 확장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핵심 서비스는 ▲개인 간 물건 구매대행을 요청할 수 있는 ‘사줘요’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팔아요’ ▲취향이 맞는 해외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만나요’ 3가지다.

상품을 사고 팔고, 취향이 비슷한 이용자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근마켓과 유사하다. 한진은 여기에 더해 ‘사줘요’ 기능을 도입해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을 해외 이용자에게 대리 구매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훗타운에 가입한 이용자(타우너)가 구매 요청 글을 남기면 해외 현지에 있는 타우너가 해당 상품의 구매 대행 비용을 포함한 가격을 책정한다. 이후 구매 요청을 한 타우너가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왼쪽부터)‘사줘요’, ‘팔아요’, ‘만나요’ 페이지. / 훗타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왼쪽부터)‘사줘요’, ‘팔아요’, ‘만나요’ 페이지. / 훗타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판매 및 구매 시에는 채팅으로 해외 이용자들과 연락하면 되는데, 자동 번역 기능이 도입돼 있기 때문에 쉽게 소통할 수 있다. 취향이 맞는 이용자들과 소통할 때도 마찬가지다. 훗타운은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도 연동이 가능해 판매 등록한 상품의 URL로 공유가 가능하다. 현재 이용 가능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 홍콩 등 5곳이다. 향후 서비스 국가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진, 자체 인프라 활용해 이용자 편의성 높여

한진이 훗타운을 개발한 이유는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진의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훗타운의 장점은 한진이 직접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배송을 해준다는 점이다. 훗타운에서 상품 결제 및 출고 완료 후 한진이 직접 물류 보관 및 배송을 대행해준다. 평균 배송일은 훗타운 물류센터 도착 후 영업일 기준으로 3~5일이다. 한진이 물류 보관 및 배송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판매자(구매 대행자)는 바로 정산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네이버가 배송까지 직접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국내 배송 완료 후 정산되는 방식이다. 한진 관계자는 "구매 대행자 입장에서는 훗타운이 타 플랫폼보다 3~5일 정도 더 정산이 빠른 셈이다"고 설명했다.

훗타운, 중개 책임 보장 필요성도

다만, 훗타운에서 상품 구매 후 취소 시엔 판매자(구매 대행자)와 직접 채팅으로 소통해야 한다. 주문 취소 시 플랫폼에서 직접 중개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 간 분쟁이 커질 우려가 있다.

한진 관계자는 "구매 대행자가 아직 훗타운 물류센터에 물건을 보내지 않은 경우, 구매자는 구매 대행자에게 채팅으로 주문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며 "이미 물류센터에 도착한 경우에도 구매 대행자와 소통해 해당 상품의 반품이 가능한 경우 취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진에 따르면, 훗타운 물류센터에서 출고돼 배송 중이거나 배송이 완료된 경우에도 구매 대행자와 소통해 취소가 가능하다. 다만, 한진 관계자는 "(이런 경우) 구매자 부담 반품 배송비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취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훗타운은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이기 때문에 분쟁을 줄이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중개 책임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C2C 플랫폼은 전자상거래법의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 구제 사각지대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당근마켓 등의 중개거래 플랫폼과 머스트잇·발란·트렌비 같은 명품 플랫폼들도 중개 책임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최근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은 이 같은 플랫폼의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소비자 피해 예방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