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가 국내외에 연구개발(R&D) 거점을 앞다투어 확대한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파우치 롱셀 배터리, 소재 특화 기술 등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담금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2'에 6000억원을 투자해 '마더 라인'을 구축한다고 25일 밝혔다.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세계 배터리 생산공장의 글로벌 기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 전경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 전경 / LG에너지솔루션
마더 라인은 차세대 설계와 공정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시험 생산뿐 아니라 양산성 검증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파일럿 라인은 시험 생산만 가능해 양산성 테스트 등 별도의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마더 라인에서 '파우치 롱셀 배터리'의 시범 생산과 양산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세계 생산라인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파우치 롱셀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가 20% 이상 향상된 차세대 배터리다.

마더 라인은 2024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마더 라인 구축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신규 모델의 양산 안정화에 걸리는 기간 역시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6월부터 5800억원을 들여 원통형 배터리 신규 폼팩터 마더 라인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핵심 제품의 검증이 모두 오창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전세계 공장에서 신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컨트롤 타워다"라며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수익성 넘버원(No.1)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동섭 SK온 사장(오른쪽)과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업무지원 협약을 맺고 있다. / SK온
지동섭 SK온 사장(오른쪽)과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업무지원 협약을 맺고 있다. / SK온
SK온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의 연구개발(R&D) 인프라 강화를 위해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SK온은 2025년까지 4700억원을 들여 대전 유성구 원촌동에 있는 연구원 시설을 확장하고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와 글로벌 품질관리센터(G-VC)를 신설한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원 내 기존 부지를 활용해 연면적 7만 3400㎡ 규모로 신·증축을 한다.

일부 투자 계획은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SK온은 2022년 7월부터 연구원 부지 내 제2 충방전동, 제2 연구동, 화성동 등을 증축 중이며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24년까지 각형, 리튬인산철(LFP) 등 신규 제품 개발 라인과 충방전기 등 연구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미래 배터리 개발을 위한 전초 기지인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2022 12월 착공했다. 파일럿 플랜트에는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을 위해 특수 환경설비를 갖춘 실험 공간과 대규모 양산 기술 확보에 필요한 전고체 파일럿 생산 라인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발판으로 SK온은 2024년 하반기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8년 상용화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온은 그동안 고분자계·산화물계·황화물계 등 전고체 배터리에 필요한 고체 전해질 등을 독자 개발해왔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이번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으로 SK온의 기술개발 경쟁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라며 "성장의 열매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대전시와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SDI 글로벌 R&D 연구소 네트워크 /삼성SDI
삼성SDI 글로벌 R&D 연구소 네트워크 /삼성SDI
삼성SDI는 2022년 유럽과 미국에 R&D 연구소를 세운 데 이어 중국에 연구소를 설립하며 글로벌 R&D 역량 강화에 나섰다.

1일 삼성SDI가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SDI R&D 차이나'(이하 SDIRC)는 중국의 우수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특화 기술을 확보하고 업체 동향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소 내 배터리 소재검증 랩(Lab)을 구축해 신규 기능성·저가 소재 발굴과 검증에도 나설 계획이다.

구축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학들과 산학협력 과제를 수행하고 자체 평가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신소재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중국은 2020년 '신에너지차 산업발전 계획' 등을 발표하며 정부 주도로 배터리 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30개 이상의 대학에서 배터리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다수의 배터리 셀·소재 업체와 연구기관 등을 보유 중이다.

삼성SDI는 2022년 7월 독일 뮌헨에 'SDI R&D 유럽'(SDIRE)을, 8월 15일에는 미국 보스턴에 'SDI R&D 아메리카'(SDIRA)를 각각 설립한 바 있다.

삼성SDI는 이번 SDIRC 설립으로 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배터리 공법·설비, 차세대 전지, 소재 기술 등 국가별 강점 기술들을 조기에 확보해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글로벌 R&D 연구소 설립은 지역별로 특화된 글로벌 기술 역량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것이다"라며 "우수 대학·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