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반도체(DS) 부문에서 4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구형 공정 제품 위주로 감산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래 준비를 위해 첨단공정과 고부가제품에 대한 비중은 늘려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생산 조정은 중장기적으로 재고가 충분한 레거시(구공정) 제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1분기부터 시작된 라인 옵티마이징 추가 대응으로 감산 규모는 훨씬 더 의미있게 진행되고 있다.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고, 재고수준 정상화는 가속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외부기관 전망과 같이 상반기 내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진행되고 하반기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어 첨단 제품 생산은 조정 없이 유지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에도 미래 경쟁력을 위해 2022년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반도체 산업은 투자부터 제품 생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리드 타임이 긴 인프라 투자를 미리 실행해야 한다"며 "평택 3기, 4기 등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며 필수 클린룸 확보해 중장기 수요에 대응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적으로 생산량을 하향 조정했지만 중장기 수요에 대비한 투자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업황을 면밀히 확인하며 설비투자를 탄력적으로 실행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3나노 이하 선단공정 개발 및 양산 로드맵과 수주현황에 대해선 "삼성 파운드리 선단공정 고객들은 모바일과 고성능 컴퓨팅(HPC)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당사는 현재 3나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이를 평가하고 테스트칩을 제작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나노는 2025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2025년에는 삼성의 기술력을 중시하는 전통을 지키고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미국 반도체법의 보조금 지급 조건에 대한 리스크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반도체법 세부 규정에는 중국 투자 제한, 시설 접근권 허용, 초과이익 환수, 회계자료 제출 등 기업들에 민감한 내용이 담겨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보조금 관련 지원에 따른 의무사항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용하고 개별 기업과 협상을 통해 구체화할 것을 밝혔다. 당사도 이 절차에 동참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법 관련 다양한 가능성,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MX사업과 관련해 모바일 시장 성장세 둔화에 따른 비모바일 사업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회사는 "단기전략으로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장용 SoC 등을 포함한 비모바일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선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을 위한 시장 조사 및 비즈니스 적합성 검토 등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