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ESG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가운데 두 개념을 결합한 국내 최고의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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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디어그룹 디지털전환 전문매체 IT조선은 창간 14주년을 맞아 27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ESG 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주제로 ‘2023 메타버스ESG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메타버스와 ESG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비롯한 정부, 학계, 기업 등에서 주요 인사 300명쯤이 참여했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기조연설로 시작해 메타버스ESG 세션과 토론회, 메타버스 세션, ESG 세션으로 구성됐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 "디지털 영토 확장, 탄소중립·사회불평등 해소 기여"

기조연설을 맡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메타버스가 ESG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차관은 먼저 메타버스 산업 현황을 진단했다. 그는 현재 대중이 메타버스에 갖는 관심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며 글로벌 기업의 사업 투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산업이 주춤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지난해 국가 차원의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등 메타버스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집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신대륙을 개척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각종 정책과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도 메타버스 원칙이나 정책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국방·보훈·교육·의료·친환경선박·산업단지 등 여러 분야에서 메타버스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많은 탄소가 발생한다"며 "탄소중립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의 높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고탄소 중심의 국내 산업 에너지를 최적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두나무 상무 "가상공간서 심은 나무, 경제·사회·문화 가치창출 기여"
장영두 신한銀 팀장 "시나몬으로 온라인·메타버스·오프라인 모두 연결"
김승호 한국승강기대학교 단장 "가상 플랫폼, 대학 교육 지속가능성 해법"

이수진 두나무 상무는 산림청과 함께하는 두나무의 세컨포레스트 캠페인을 소개했다. 세컨포레스트 캠페인은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이용자가 가상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실제 산불 피해지에 진짜 나무 두 그루를 심는 캠페인이다. 두나무가 첫 캠페인으로 심은 진짜 나무는 1만260그루다.

이 상무는 "세컨포레스트 캠페인을 통한 숲 조성과 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경제적 가치로 계산했을 때 향후 30년간 31억원쯤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며 "또 메타버스를 통해 전 세대가 배우고 체험하는 경험을 제공해 ‘메타버스 ESG 캠페인’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두나무의 성과다"라고 말했다.

장영두 신한은행 팀장은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시나몬을 통해 마켓플레이스형 은행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형 은행은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할 때 파트너사와 함께 부동산, 리빙, 여행, 교육, 자동차, 헬스, ESG 등 비금융 서비스를 소비자가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은행을 말한다. 신한은행은 또 ESG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시나몬에서 2023 순천국제정원박람회를 홍보하고 있다.

김승호 한국승강기대학교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단장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교육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빠르게 전개되는 지방대 쇠퇴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승호 단장은 "전문 기술 영역의 교육 현장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학생 역량 강화의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빠르게 전개되는 지방 대학 쇠퇴화와 더불어 대학의 정원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이 대학의 존속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오전 세션 마지막으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토론회에서는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산업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산학연이 국내 메타버스 산업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안병익 식신 대표 "메타버스에 챗GPT 융합되면 시너지 커질 것"
채수응 아리아스튜디오 대표 "본질은 양방향 소통과 신뢰쌓기"
신승호 올림플래닛 상무 "메타버스 고정관념 없애고 효율성 높여야"
정미수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이사 "버추얼 프로덕션, 탄소 감축 기여"

안병익 식신 대표는 챗GPT와 메타버스 기술이 융합하면 생활 속 다양한 부문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병익 대표는 챗GPT가 가상세계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윤활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채수응 아리아스튜디오 대표는 메타버스와 ESG의 본질이 보이지 않는 대상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채수응 대표는 버추얼 프로덕션에 AI나 아리아의 자체 개발 기술 ‘스토리엔진’을 접목해 비용과 인력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스토리엔진은 아리아의 상호작용 콘텐츠를 자체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하고 윤리적으로 맞는 방식을 거쳐 활용하는 기술이다.

신승호 올림플래닛 상무는 메타버스와 ESG의 관련성을 하려면 메타버스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봤다. 신 상무는 또 성공적인 메타버스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제대로 접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성공하는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만 3D 가상화하고, 자사 채널과 연결구조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미수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이사는 버추얼 프로덕션이 콘텐츠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탄소 및 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가상 배경을 활용한 실시간 촬영을 말한다. 정 이사는 버추얼 프로덕션이 제작비를 효율화하고, 제작 기간을 축소할 수 있어 운영 면에서 높은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실제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우주정거장을 콘셉트로 영상을 촬영해 본 결과 일반 스튜디오 대비 제작비는 37%, 제작 기간은 25% 줄었다.

이준호 SKT 부사장 "탄소중립은 선택 아닌 필수"
문정혁 컴투스 팀장 "컴투버스는 ‘넥스트 인터넷’…다양한 가치 발생 기대"
황현영 연구위원 "韓, 전자주주총회하려면 입법 뒷받침돼야"
한서희 변호사 "ESG경영, 메타버스 활용 가능해"

이준호 SK텔레콤 부사장은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선택은 자유지만 만약 넷제로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로 인한 결과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기후변화 관련 주주행동주의가 세계적으로 강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네덜란드 공적연금이 기후변화 전략 마련 및 탄소감축 행동을 촉구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를 중단하거나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SK텔레콤은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선언하며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로 나섰다.

문정혁 컴투스 컴투버스 사업2팀장은 "하이브리드근무는 앞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라며 "컴투버스는 가상오피스로 하이브리드근무를 지원하며 ESG의 환경(E) 측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ESG를 실현하며 다양한 가치를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며 "메타버스 3차원 인터넷 세계는 정보를 찾는 주체가 정보 사이를 유영하고 정보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며 새로운 가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이 전자주주총회를 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여러 법의 규제에 막혔기 때문이다. 황 연구위원은 전자주주총회를 개최하려면 ▲소집절차의 전자화 ▲의결권 행사 전자화 ▲회의의 전자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소통에 활용할 수 있고 직원이나 소비자에 대한 교육 활동을 통해 거버넌스, 소셜 측면의 지표를 향상시키는데 도움받을 수 있다"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교육이나 직원,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참여 창구로써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배구조 개선의 도구로 메타버스를 활용할 가능성도 대두된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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