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0인치를 넘나드는 ‘억대급’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 대세화에 나선다. 상업용 시장은 마이크로 LED 기술력이 집약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더 월’을 중심에 둔다. 가정용은 초고화질·초대형 TV 수요가 높은 중국 시장부터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2018년 처음 상용화 한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한다. 모듈 형태로 설치가 가능해 모양, 비율, 크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사용자가 맞춤형 화면을 완성할 수 있다. 마이크로 LED TV는 기존 TV와 달리 베젤(테두리)이 없어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모델이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가전전시회 AWE에서 89인치 마이크로 LED를 선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가전전시회 AWE에서 89인치 마이크로 LED를 선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5월 말 89인치 마이크로 LED를 세계 최초로 중국에 출시한다. 한국, 중동, 북미, 유럽 등에도 조만간 89인치 마이크로 LED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4월 27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SNIEC)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가전전시회 'AWE 2023'에서 89인치 마이크로 LED를 처음 선보였다. AWE는 세계 3대 가전·전자산업박람회 중 하나로, 올해는 1200개쯤의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5월 출시하는 89인치를 비롯해 향후 76·101·114인치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나선다. 1월 열린 CES 2023 현장에서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50인치부터 140인치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모델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초호화 호텔&리조트 '아틀란티스 더 로열' 로비에 설치된 스마트 LED 사이니지를 선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초호화 호텔&리조트 '아틀란티스 더 로열' 로비에 설치된 스마트 LED 사이니지를 선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4월 중동 두바이의 초호화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에 마이크로 LED 기술력이 들어간 스마트 사이니지와 호텔 TV를 공급했다. 호텔 최상위 객실인 로열 맨션에 설치된 더 월은 146인치의 크기와 4K 해상도를 지원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더 월의 가격은 수억원대다.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해외 B2B IT솔루션 사이트에서는 3억원대에 판매된다.

LG전자는 2022년 9월 열린 IFA 2022에서 136인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다. 올레드(OLED) TV 대형화 전략을 97인치로 제한하는 대신 100인치 이상 수요는 마이크로 LED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마이크로LED TV 시장 규모를 보수적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초 옴디아는 2022년 마이크로 LED TV 시장을 수백대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에서도 2023년 판매대수가 4000대쯤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 LED의 성장이 더딘 결정적 요인은 1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2021년 출시한 110인치 마이크로LED TV 가격은 1억 7000만원에 달한다. 최근 출시한 89인치도 1억원 초반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136인치 마이크로 LED TV 가격을 1억원대로 설정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LED는 1억원이 넘는 비싼 가격대로 인해 상업용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기술 고도화로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