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액티비전) 인수를 놓고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액티비전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영국 정부의 입장 선회로 향후 사업 전략에 MS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5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국(CMA)은 MS의 액티비전 인수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MS는 CMA의 결정에 항소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CMA의 결정은 영국의 기술 혁신과 투자를 저해할 것이다"라며 항소의 의지를 밝혔다.

당초 업계는 CMA가 MS의 액티비전 인수를 승인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MS가 액티비전의 글로벌 프랜차이즈 게임을 경쟁사에 10년간 제공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CMA가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CMA가 갑작스레 입장을 선회하면서 MS의 액티비전 인수는 다시 빨간불이 켜지는 분위기다. 이번 결정이 유럽연합(EU),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인수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EU는 최근 인수에 반대하다가 MS가 닌텐도, 엔비디아 등 글로벌 게임 경쟁사에 액티비전의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콜 오브 듀티’ 등을 10년간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같은 이유로 찬성의 뜻을 밝히던 CMA가 입장을 번복한 만큼 EU의 입장도 변화할 수 있다. 미국 FTC는 MS가 액티비전 인수를 발표한 시점부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EU도 인수 승인 입장을 번복할 경우 기존 콘솔 게임 사업을 비롯해 클라우드 게임, 메타버스 등 MS가 액티비전 인수를 통해 확대하려던 핵심 사업 전반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업계 한 관계자는 "EU도 기존 입장을 선회하는 경우 미국과의 재판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MS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