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저조한 실적을 낸 미국 반도체 제조사 퀄컴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부진 장기화에 대비한다. 신사업인 차량용 비즈니스 매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주력 사업인 휴대폰용 반도체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퀄컴은 우선 회사 운영비를 5% 줄이고, 추후 비용 절감 규모를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뉴스1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뉴스1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1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스마트폰 판매 둔화에 따른 수익 부진 장기화가 우려되지만,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사업 다각화와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퀄컴은 1분기(회계연도 2023년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을 통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17억달러(2조 2500억원), 매출액은 17% 줄어든 93억달러(12조3104억원)를 기록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대변되는 휴대폰용 반도체 매출은 17% 줄어든 61억달러(8조 758억원)이며, 사물인터넷(IoT) 반도체 매출은 24% 하락한 14억달러(1조8532억원)다. 라이선스 사업부인 QTL 매출은 18% 감소한 13억달러(1조 721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자동차 비즈니스의 매출은 20% 증가한 4억 4700만달러(5917억원)를 기록했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변화에 실적이 연동되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 6960만대로 지난해 대비 14.6% 감소했다. 퀄컴의 실적 부진의 핵심 이유다.

아몬 CEO는 "거시경제적 환경이 나빠지면서 단말기의 수요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악화됐다"며 "휴대폰 반도체 재고 감산 효과는 최소 6개월 후에 성과에 반영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엔 중국 수요 반등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회복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매출 부담 이슈가 다음 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퀄컴은 이번 회계연도에 운영비를 5% 감축하고, (향후) 비용 절감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