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DNA가 남아있는 회사로서 매년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 올해는 대표 프로젝트인 '잘쓸랩'을 통해 많은 취준생의 합격률을 높여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

챗GPT 기술이 채용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인크루트가 챗GPT기반 자기소개서 연습 서비스인 '잘쓸랩'을 출시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잘쓸랩'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하반기 채용 이전까지 많은 취준생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 인크루트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 인크루트
취준생 겨냥 ‘잘쓸랩’ …하반기 채용까지 체계적 준비

인크루트만의 챗GPT 전략은 ‘취준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제 불황이 겹쳐지며 취업 시장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잘쓸랩’을 통해 원하는 회사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인크루트 잘쓸랩 관련 화면 갈무리.
인크루트 잘쓸랩 관련 화면 갈무리.
5월 9일 서울 중구 인크루트 본사에서 만난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20대 중심의 사회 초년생들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구조에 놓였다"며 "그 중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자소서 작성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나온 서비스가 잘쓸랩이다. 잘쓸랩은 인크루트가 수개월에 걸쳐 기획해 내놓은 첫번째 프로젝트로 ‘자소서를 잘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랩’ 역할을 하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잘쓸랩은 기업별 자기소개서 문항 확인부터, 작성 팁, AI 자소서 예문 제시, 맞춤법 검사, 기업별 글자수 맞추기 등 실질적으로 자소서 작성에 필요한 요구를 담았다.

서 대표는 "최근 출시된 서비스는 1차 프로젝트 결과물이다"라며 "추후 모바일 서비스까지 확대해 2·3차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어 "잘쓸랩이 자소서를 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 원하는 기업의 취업 일정(캘린더) 기능까지 확대해 취업 준비 전 과정을 확인해 알려준다는 점에서 더 체계적이다"라며 "서비스가 좋으면 팬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챗GPT 기반 자소서가 등장하면서 상향 평준화될 가능성, 지원자간 변별력을 가리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등도 만만치 않다. 서 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 필요한 것을 (취준생에게)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다"면서 "자소서가 없이 신입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 AI 자소서·면접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메타검사 도구를 마련해놓기도 했는데, AI 자소서를 유지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라고 봤다.

개인을 설명하는 데 에세이는 적지 않은 좋은 도구인만큼 챗GPT 기반 자소서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서 대표는 "기업은 어떻게든 좋은 질문을, 개인은 좋은 답변을 하려고 애를 쓸 것이다"라며 "그 중간에서 AI가 사람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프로세스나 자료 수집 등의 방식으로 간다면 유효성이 있고, 우리는 그런 방향으로 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인크루트 사옥. / 인크루트
서울 중구 인크루트 사옥. / 인크루트
뉴워커·인크루트웍스·셜록N 신사업 안정화 목표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등 여파로 취업시장도 신규 채용 비중이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상반기 채용시장 트렌드는 경력직 중심의 수시채용 확대가 특징이다. 또 단기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의 형태인 '긱워커'가 급격히 늘었다. 이러한 흐름을 인크루트도 일찌감치 파악하고 '뉴워커'라는 긱 채용 전문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 대표는 "대이직 시대가 최근 3년간 이어지다가 올해는 채용 자체가 경직돼 있다"면서 "정규직 채용은 주춤하지만 프리랜서, 자유 계약직 형태의 긱워커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면서 인크루트는 이 시장 확장에 주목했다.

또 일정한 직업없이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의 프리타처럼 한국도 프리타 형태의 근무 형태가 올해 이어질 것라고 내다봤다. 그는 "어디에 소속돼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식이냐 아니면 내가 내 시간과 장소와 일의 종류를 선택해나가는 방식이냐 이 두 가지로 노동시장이 쪼개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크루트는 기존 사업과 별개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긱워커 전용 플랫폼 '뉴워커'를 향후에도 계속 고도화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인크루트는 잡코리아, 사람인에 이어 빅3 취업포털 기업에 속하지만 1·2위 업체와의 점유율을 좁혀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리멤버, 블라인드, 잡플래닛 등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놓지 말아야한다.

서 대표는 3사중 채용 시장을 개척한 창업자 DNA가 남아있는 1세대 기업으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서 대표는 인크루트 창립멤버로 25년간 회사 전반의 경영을 진두지휘해왔다. 그는 인크루트를 채용 프로세스를 아웃소싱하는 RPO(Recruiting process Outsorcing) 솔루션을 비롯해 온라인 채용박람회(잡페어), 인맥관리 사이트 인크루트인맥 등 혁신적인 시도들을 많이 해오며 트렌드 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외에도 헤드헌팅 플랫폼 '셜록N', 채용 절차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인크루트웍스' 등 전문 채용 솔루션을 마련해 운영중이다. 인크루트웍스의 경우 지원자와 후보자를 관리하고 반복적인 채용업무를 자동화시킨 'ATS&CRM' 기술을 통합해 더욱 고도화했다.

서 대표는 긱워커 플랫폼 '뉴워커', 기업 인사담당자를 위한 SaaS '인크루트웍스', 헤드헌팅 플랫폼 '셜록N' 등 올해 3가지 신규 사업에서 본격적인 수익을 내 대표 서비스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그는 마지막으로 "채용 시장 변화를 반영한 신규 사업을 통해 외형 성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채용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올해도 분명히 성장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일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회를 제공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가 저희 사명이다"라며 "우리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며 취업 포털 시장에서 선도적인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