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일상으로 들어온 지금, 방송·미디어 산업도 AI 기술을 빠르게 도입한다. 올해로 31회를 맞은 ‘KOBA 2023(국제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에서도 AI·VP(버츄얼프로덕션)·XR(확장현실) 등 신기술을 소개하는 기업을 쉽게 볼 수 있었다. AI가 대세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이번 KOBA의 특징은 ‘AI’와 같은 신기술로 요약할 수 있었다. 방송·미디어와 AI의 결합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지 부스를 직접 돌며 체험해 봤다.
아트&테크 융복합 기업 ‘상화’는 이번 전시에서 AI 로봇 촬영/편집 스튜디오 ‘딥아이(DEEPEYE)’를 전시했다. 딥아이는 AI와 로봇 기술을 적용해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 전 과정 무인 자동화를 구현했다.
상화 관계자는 "딥아이는 무인으로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시간과 비용 투입을 줄이고 제작 편의성은 높인다는 장점을 가진다"며 "소규모 촬영과 반복 촬영 등이 필요한 크리에이터 영상, 온라인 방송, 판매용 제품 영상,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멀티미디어 처리 워크플로우 과정에 적용한 기업도 있다. AI 기반 멀티미디어 솔루션 기업 ‘픽스트리’는 전시회에서 화질개선, 관심영역(ROI) 추출 등에 AI 기술을 적용한 미디어 워크플로 솔루션 ‘프레스토웍스’를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전통적인 미디어 방송 인프라뿐만 아니라 숏폼 같은 최신 인프라에도 적용할 수 있다. 공급은 장비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 모두 가능하다.
프레스토웍스는 ▲전처리 솔루션 ‘프레스토필터’ ▲변환 솔루션 ‘프레스토스케일러’ ▲인코딩 솔루션 ‘프레스토인코더’ ▲메타 처리 솔루션 ‘프레스토메타’로 구성된다.
프레스토필터를 사용하면 보정에 AI 기술을 적용해, 저화질 구작 콘텐츠의 화질을 높일 수 있다. 픽스트리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SM엔터테인먼트의 1세대 아이돌 영상을 복원·공급 했다고 설명했다.
신재섭 픽스트리 대표는 "미디어 기술과 AI 기술을 융합해 해결하기 어려웠던 미디어 워크플로의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미디어 워크플로 기술을 AI 기반 미디어 솔루션으로 대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B2B 위주로 적용되던 기술도 1인 미디어를 비롯해 방송 트렌드가 변화에 따라 B2C로 확대되는 모양이다. 픽스트리 측은 "이전에는 방송국에서 화질을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매입하는 B2B 형태의 비즈니스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이 프로그램을 구매해 간 기업이 어플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기술을 제공하는 형태의 B2C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BA 2023 행사장을 찾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방송·미디어 장비 시장은 IP 기술 위주로 전환을 가속하고 있고, AI·VP·XR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에 따라 콘텐츠 제작, 전달하는 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전과 다른 차별화하는 기술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열 EBS 사장 또한 "AI는 방송 산업에서 콘텐츠 제작 워크플로, 개인화한 서비스, 시청자의 시청 예측과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이룰 수 있다" 며 AI와 방송 산업 결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