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10억달러(약 1조3332억원) 규모의 플로리다 사무실 단지 건설 계획을 폐기했다. 디즈니와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분쟁이 이유로 꼽힌다.

디즈니 로고. / 디즈니 홈페이지 갈무리
디즈니 로고. / 디즈니 홈페이지 갈무리
19일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사업 환경이 변화됐다며 플로리다 캠퍼스 설립 계획을 철회했다. 디즈니 플로리다 캠퍼스 설립은 수천명의 캘리포니아 사무실 직원을 플로리다로 이전하려던 계획이다.

조쉬 다마로 디즈니 테마파크 회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플로리다 프로젝트 발표 후 발생한 변화를 고려해 캠퍼스 건설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디즈니는 여전히 플로리다에 향후 10년 동안 170억달러(약 22조6780억원)를 투자하고 1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외신은 디즈니의 이번 계획 백지화가 2024년 공화당 대선 주자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공개적으로 대립하면서 나온 결과라고 봤다.

앞서 디즈니는 드샌티스 주지사가 서명한 법안을 두고 1년 넘게 대립해왔다. 해당 법안은 공립학교에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 교육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디즈니는 법안을 공개 비판하며 법안 철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에 반박하고 디즈니월드 옆에 교도소를 짓겠다고 발언하는 등 디즈니를 향한 공개 보복을 예고했다. 드샌티스 주지사의 보복이 실제로 이뤄지기도 했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4월 20일(현지시각) 디즈니 월드 주변 리디 크릭 지구 통제권을 디즈니로부터 가져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공화당이 다수인 플로리다 주의회가 드샌티스 주지사에게 리디 크릭 지구 자치위원 임명권을 부여하면서 이뤄졌다. 리디 크릭 지구는 디즈니가 자치권을 행사하면서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곳이다. 이에 디즈니는 플로리다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지난달 "드샌티스 주지사의 행동은 반기업적이고 반플로리다적이다"라며 "드샌티스 주지사와 플로리다 주정부가 향후 10년 동안 플로리다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디즈니의 계획을 무산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