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가 토종 OTT 1위 사업자인 티빙을 제쳤다. 스포츠 중계 콘텐츠를 대거 확보한 영향이다. 스포츠 콘텐츠는 넷플릭스·디즈니·티빙·웨이브·왓챠 등 다른 OTT와 쿠팡플레이의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스포츠가 오리지널 콘텐츠 역할을 한 셈이다.

7월 공개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참가한다. / 쿠팡플레이
7월 공개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참가한다. / 쿠팡플레이
1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쿠팡플레이 사용자는 46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 1156만명에 이은 국내 2위, 토종 OTT 중 1위에 해당한다.

관련 업계는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중계 콘텐츠 라인업이 플랫폼 락인효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락인효과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기존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는 것을 말한다.

쿠팡플레이는 ‘SNL 코리아’나 ‘미끼’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스포츠 중계 콘텐츠에도 집중투자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 콘텐츠는 다른 콘텐츠와 달리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다. 드라마는 같은 로맨스 장르라고 해도 시나리오, 출연진 등 여러 요소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진다. 반면 스포츠 중계는 해당 종목에 관심 있는 팬이라면 꾸준히 본다. 프로리그만 중계해도 OTT는 그 리그를 보는 시청자를 계속 락인하는 셈이다. 프로리그가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어서다.

거기다 스포츠 콘텐츠는 같은 종목의 다른 콘텐츠 확장 가능성도 높다. K리그 중계를 꾸준히 본 팬이라면 대부분 ‘FIFA 월드컵 2026 아시아 지역 예선’ 같은 다른 축구 중계 콘텐츠도 본다는 것이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 시장은 각 종목의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OTT 입장에서 스포츠 콘텐츠는 구독자층을 두텁게 하는 주요한 전략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에 애플티비 플러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다른 글로벌 OTT도 스포츠 콘텐츠를 주목한다. 이들은 스포츠 콘텐츠를 글로벌 OTT 점유율 1위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한 무기로 삼은 모양새다.

애플티비 플러스는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MLB) 중계를 시작한 데 이어 미국 프로축구(MLS)를 올해부터 10년 동안 독점 생중계한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미국프로풋볼(NFL) 경기 일부를 독점 중계한다.

이장석 가천대 교수는 "OTT 업계 전반적으로 구독자 확대가 어려워졌는데 스포츠 콘텐츠는 계절에 맞춰 다양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어 장기적으로 구독자를 확대하기 좋다"며 "넷플릭스가 하지 않는 부분을 공략한다는 면에서도 스포츠 콘텐츠는 효과적인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