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는 24일 누리호 3차 발사를 통해 ‘한국판 스페이스X’로 도약에 첫 발을 내딛는다.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누리호 1·2단과 3단 결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누리호 1·2단과 3단 결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의 설계·제작·조립·발사운용 등 종합적인 발사체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0월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고도화 사업 발사 총괄 주관 제작’ 사업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같은 해 12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 3기를 제작하고 총 4차례 걸쳐 누리호를 발사한다.

오는 24일 3차 발사에서는 연구시험 목적이 아닌 실제 활용될 실용위성을 누리호에 처음으로 싣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처음으로 참여해 발사 과정을 지켜보며 노하우를 얻는다. 누리호의 첫 실전 발사이자 발사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첫 단추다.

이번 발사는 항우연이 주관하지만 오는 2025년 진행되는 4차 발사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직접 조립해 온 뒤 항우연과 함께 발사 과정을 함께 운용한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 수주 이후 발사체 제조를 위한 움직임에 속도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순천시에 2만3140제곱미터(㎡, 7000평) 규모의 우주발사체 단조립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완공 시기는 오는 2025년이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남 고흥군에 발사체 클러스터 부지가 조성되는대로 발사체 핵심 구성품의 제조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19일 전남, 고흥군과 3자간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주발사체 인프라 조성을 위해 논의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종합 기술 이전은 수월할 전망이다. 그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하며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심장이라 불리는 75톤(t)급, 7t급 엔진을 비롯해 추진기관 공급계, 자세제어시스템 등 핵심 체계 개발과 나로우주센터의 주요 시험 설비 구축에 참여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엔지니어들이 누리호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엔지니어들이 누리호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완수하면 국내 유일 민간 우주기업으로 거듭난다.
우주발사체의 기존 설계, 장비 개발에 체계종합 역량까지 갖춰 앞으로 민간 인공위성,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 사업 상업화에 나선다.

또 앞으로 위성제작부터 발사수송, 위성서비스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해 국내 최초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우연의 축적된 역량과 국내 300여개 업체의 기술, 한화의 우주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추가 발사에 성공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