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거실이나 회사의 회의실에서, 공간의 중심에는 대부분 대형 ‘스크린’이 있다. 특히 최근 회의실에는 예전에 화이트보드가 있던 자리에 이제는 비슷한 크기의 ‘스마트보드’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흔하다. ‘스마트보드’는 단순한 대형 디스플레이를 넘어, 화상회의 등을 위한 허브로의 기능도 제공하면서, 디지털 시대의 회의실에서 ‘센터’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에는 물리적 크기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이를 넘어서는 크기의 스크린이 필요한 상황에는 다른 방식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이 때, 대형 회의실 수준에 적합한 대략 100인치부터 300인치 대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광학식 ‘프로젝터’가 있다. 이미 가정의 홈 시어터에서부터 회사의 회의실, 학교 등에 이르기까지 큰 스크린이 필요한 곳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벤큐의 EH620 스마트 프로젝터는 기존 ‘프로젝터’ 중심 회의실을 ‘스마트’하게 바꿈에 있어 좋은 선택으로 기대된다. 이 제품은 회의실 등에서 충분한 수준인 1080p(1920x1080) 해상도의 300인치급 대형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는 충실한 성능을 갖췄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기반 시스템을 내장하고 있어, 노트북 등 별도의 장치 없이도 소프트웨어 호환성 등의 우려 없이 자료를 보여주고, 익숙한 방법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윈도 기반 시스템 탑재한 벤큐 EH620 스마트 프로젝터 / 권용만 기자
윈도 기반 시스템 탑재한 벤큐 EH620 스마트 프로젝터 / 권용만 기자
선명한 200인치급 화면과 유무선 연결성 모두 갖춰

벤큐 EH620 스마트 프로젝터는 1920x1080 해상도를 갖춘 DLP 방식 프로젝터다. 밝기는 3400 안시루멘(ANSI Lumen) 정도로, 조명을 조금 어둡게 한 회의실 정도에서는 좋은 화면 품질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밝기다. 명암비는 1만5000:1 이고, 색영역은 Rec.709 기준 83% 정도다. 광원은 램프를 사용하며, 광원 수명은 일반 4000시간이고 스마트에코 모드에서 1만5000 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광학 시스템에서는 줌 비율 1.3배의 렌즈를 사용하며, 큰 화면을 위해서는 적절한 거리 확보가 필요하다. 대략 30인치 정도의 스크린을 위해서는 최소 75cm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며, 120인치 정도 스크린에는 3m 정도의 거리가, 200인치급 화면을 위해서는 5m 정도의 거리가, 최대 300인치 급의 화면을 확보하려면 7.5m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 벤큐는 이 프로젝터에 1~6.5m 정도의 영사 거리로 40~200인치 정도 스크린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제법 밝은 램프를 사용하는 프로젝터인 만큼, 소비전력량과 발열도 제법 있다. 전력소비량은 일반적으로 사용 중 350W 정도인데, 스크린 크기를 생각하면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히려 사용 중 주의해야 할 점은 ‘발열’이다. 대부분의 프로젝터가 그렇지만 램프부 냉각을 위한 송풍구 주위에는 적절한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한편, 벤큐 EH620 프로젝터는 4.2kg 정도의 무게로 이동이나 거치에도 부담이 크지는 않다.

다양한 입출력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 권용만 기자
다양한 입출력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 권용만 기자
비디오 입력은 유, 무선에 걸쳐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유선 연결 위주지만, 무선 동글을 장착하면 PC나 스마트폰, 태블릿과 무선으로 스크린 공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비디오 입력에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 D-sub 15핀 입력 뿐 아니라, 현재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HDMI 입력이 두 개 마련됐다. USB 포트도 3.0 규격과 2.0 규격으로 총 5개가 제공돼 일반적인 프로젝터 이상으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벤큐 EH620 프로젝터에는 5W 출력의 유닛 두 개로 구성된 내장 스피커도 탑재됐다. 화상회의 등에서 별도로 스피커를 준비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오디오 입력은 일반적인 3.5mm 미니잭을 사용하거나, 혹은 HDMI 연결로도 해결할 수 있다. 소규모 회의실용 화상회의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어, 프로젝터에 키보드와 마우스, 화상카메라가 준비되면 기본적인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이 프로젝터는 별도의 동글을 제품 내부에 마련된 USB 포트에 장착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연결을 사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동글은 기본 제품구성에 포함되지만, 장착 자체는 사용자가 한 번 확인해야 한다. 이후, 스크린과 디바이스의 무선 연결은 미라캐스트(Miracast), 에어플레이(Airplay), 구글 캐스트(Google Cast) 등의 규격과 함께, 벤큐 ‘인스타쉐어(Instashare)’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EH620의 무선 연결은 최대 4개 기기를 화면에 동시에 나타낼 수 있어, 더 효과적인 비대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윈도11 기반 시스템 탑재로 호환성 측면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 권용만 기자
윈도11 기반 시스템 탑재로 호환성 측면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 권용만 기자
윈도11 기반 PC 탑재로 호환 문제 해결

벤큐 EH620 스마트 프로젝터의 ‘스마트’를 책임지는 것은 프로젝터에 내장된 ‘윈도11’ 기반 시스템이다. EH620에는 인텔 셀러론 4205U 프로세서와 4GB 메모리, 64GB 스토리지를 탑재한 온전한 PC가 내장됐다. 업무 환경에서 노트북 등으로 하던 작업을 프로젝터에서도 그대로 할 수 있다. 유, 무선 인터넷 연결도 가능하다. 필요한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있다면 USB 메모리 등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프로젝터의 USB 포트나 블루투스 무선 연결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프로젝터 초기 구동 이후 입력 소스에서 벤큐 런처(BenQ Launcher)를 선택하면 윈도 기반 환경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벤큐 런처’는 윈도11 환경 위에서 프로젝터를 위한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프로젝터의 주요 기능과 설정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메인 화면의 아이콘은 사용자가 바꿀 수 있으며, 윈도 데스크톱과 전환할 수도 있다. 이 런처와 윈도 데스크톱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별도의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결하는 것이 좋다.

프로젝터에 윈도11이 탑재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호환성’이다. 특히 PDF나 프리젠테이션 문서 등 소프트웨어 간 호환성 문제가 남아있는 데이터를 사용함에 있어, EH620은 기존에 사용하던 검증된 윈도11용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물론 성능 측면에서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프로젝터에 내장된 PC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역할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아쉬울 부분은 아니다.

큰 스크린에서 화상회의를 진행할 때 진가를 볼 수 있다. / 권용만 기자
큰 스크린에서 화상회의를 진행할 때 진가를 볼 수 있다. / 권용만 기자
이 프로젝터는 소규모 그룹의 ‘화상 회의’를 진행할 때 진가를 보인다. 프로젝터에 탑재된 운영체제가 가장 보편적인 ‘윈도11’인 만큼, 현재 업무 환경에서 주로 사용되는 서비스들에서 호환성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화상회의를 위해 기본적으로 구글 미트(Google Meet), 비즈니스용 스카이프(Skype for Business) 등의 앱을 제공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나 다른 경로를 통해 다양한 앱을 설치할 수 있다.

화상 카메라 연결도 꼭 특정 호환 모델을 갖춰야 할 필요 없이 보편적인 모델들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키보드나 마우스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유, 무선 모델이나 블루투스 연결 모델을 사용하면 된다. 이 외에도, 무선 스크린 연결도 프로젝터에서 지원하는 기능 뿐 아니라 윈도11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능과 호환성 측면의 유연함은 다른 운영체제를 탑재한 여타 프로젝터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한편, 벤큐의 EH620 스마트 프로젝터에는 ‘윈도11’ 중에서도 특수 목적 장치들에 적합한 ‘IoT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이 탑재된다. 이 에디션은 일반적인 윈도11과 비교해 기능이나 호환성 등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장기 지원 등의 측면에서 좀 더 안정적이다. 하지만 윈도 운영체제를 탑재한 만큼, 이에 대한 정기적인 업데이트 등이 필요하다. 물론 기본적인 앱과 윈도 보안 업데이트는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신경쓸 부분이 많지는 않다.

벤큐 EH620 스마트 프로젝터는 구형 프로젝터가 있던 기존 회의실을 스마트한 회의실로 바꾸는 가장 편리한 방법 중 하나다. 외부 기기 연결에서도 유선 뿐 아니라 무선 연결을 지원해 편의성이 높고, 내장된 ‘윈도11’ 기반 시스템은 아예 PC 등을 연결하지 않고도 프리젠테이션이나 화상회의를 바로 진행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300인치 수준의 대형 스크린을 만들 수 있다는 프로젝터 특유의 장점은 대형 회의실이나 학교 등에서 그 가치가 더욱 각별할 것으로 보인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