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사 HD현대가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만 연간 수주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며 올해도 무난한 수주목표 달성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조선업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발걸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새 간판을 달고 출항하는 한화오션은 모기업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조선업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복안이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 HD현대중공업
벌써 수주목표 60% 이상 달성…탄소중립·친환경 기술 등 ‘트렌드’ 선도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벌써 올해 수주목표의 60% 이상을 달성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선별수주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빠르게 목표치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분기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2005년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의 하자배상 청구에 대해 런던 중재재판소가 결정한 707억원 배상금액이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실적이 경영실적으로 전환될 시점 도래했기 때문에 무난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90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계 트렌드 선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도입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등의 세부계획을 담은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을 확정하며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조선·철강·해운 3자 간 탄소중립 협력 협약식. / HD현대
조선·철강·해운 3자 간 탄소중립 협력 협약식. / HD현대
HD현대는 포스코 및 에이치라인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 해운 4사와 ‘조선·철강·해운 3자 간 탄소중립 협력 협약’을 체결하며 바다 위 탄소중립 실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선박 건조-선박 운영-원료 운송’으로 연결된 해상 물류 밸류체인 당사자들이 직접 탄소중립을 위한 ESG 협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력의 주요 내용인 온실가스 모니터링을 비롯한 운항 선박의 실증은 HD현대의 오션와이즈를 통해 이뤄진다.

오션와이즈는 AI 기술 기반의 선박 운항 최적화 및 탄소배출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HD현대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밝힌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비전 중 하나다.

그룹의 조선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경우 한양대와 손을 잡고 차세대 E-fuel엔진 연소시스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차세대 E-fuel엔진은 암모니아와 메탄올 등 탄소중립 재생합성연료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용 엔진으로,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닻 올린 한화오션, 수주활동 본격화…기술 시너지로 경쟁력 강화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올해 수주목표의 15% 가량을 달성하며 아쉬운 수주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오션 측은 이미 2~3년치 일감이 확보된 상황이며 선별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매각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수주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한화오션은 넉넉한 일감과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흑자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한화오션은 1분기에 62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지속되긴 했지만 전년동기와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감소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 한화오션
에프엔가이드는 한화오션이 2분기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오션은 새로운 리더십과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너지 및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권혁웅 부회장이 한화오션의 선장이 됐다.

한화는 권 부회장이 LNG(액화천연가스), 수소·암모니아, 해상풍력 밸류체인 등 조선과 에너지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래 기술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수소혼소 발전, 암모니아 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한화그룹은 대한민국 해군에 전투체계(CMS)를 보급하고 있는데 이 기술이 한화오션의 자율운항 기술과 접목되면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