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가 인공지능(AI)과 로봇, 드론 등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첨단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한편 장기적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건설현장에서 GS건설의 스팟(공사장 내 유해가스검사 및 품질점검에 활용)이 건설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건설현장에서 GS건설의 스팟(공사장 내 유해가스검사 및 품질점검에 활용)이 건설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26일 업계에 따르면 DL 이앤씨는 건설사 최초로 챗GPT 기술을 적용한 고객 응대 관리 시스템 ‘디보이스’를 구축했다.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의 데이터플랫폼 ‘디레이크’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으로 챗GPT 4.0 버전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기존 시스템은 직원들이 직접 상담 내용 전체를 파악하고 일일이 주요 키워드를 선별한 뒤 요구사항을 분류하고 관리해야 했다. 이는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반면 이번 시스템은 상담 내용을 음성에서 텍스트로 자동 전환된다. 개인정보를 제외한 내용은 챗GPT로 즉시 전송돼 1분 이내 요약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건설 현장에서 안전성 확보를 위해 IT기술을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건설 로봇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달부터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현장인력 고령화와 기술인력 감소 등 건설산업 전반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내려진 결정이다. 두 회사는 건설 로봇 기술의 경쟁력 제고와 산업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개발한 로봇을 상호 현장에 적용하는 등 실증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건설로보틱스팀을 신설하고 건설 현장 안전 확보와 품질·생산성 제고를 위한 건설 로봇 분야 연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0년 전문조직을 설립해 자율주행 현장 순찰 로봇, 무인시공 로봇, 통합 로봇 관제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또 인공지능 안전로봇 스폿의 현장 투입을 통한 안전관리 무인화를 추진 중이다.

GS건설은 2020년 현장 안전관리를 위해 4족 보행이 가능한 스팟 로봇을 국내 최초로 건설현장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장애물이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의 사각지대에 투입해 안전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실제 세계를 가상에 정밀하게 구현하고 시뮬레이션 등이 가능한 디지털 트윈 시도도 이어진다. 이 기술은 사업 진행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호반건설은 네이버클라우드와 ‘화성비봉 B2 호반써밋 아파트’ 건설현장에 이음 5G특화망을 실증했다. 국내 건설사 중 이음5G특화망 실증은 이번이 처음으로, 건물, 공장 등 특정 지역에만 제공되는 프라이빗 맞춤형 통신망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음5G특화망이 건설현장에 구축되면 현장 내에서 음영지역 없이 통신이 이뤄질 수 있다. 호반건설의 이음5G특화망에는 원격조종 드론, 무선 CCTV, 현장관리 플랫폼 등 각종 스마트건설 솔루션이 연동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안전사고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커 다수 건설사들이 스마트 건설 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또한 스마트 건설기술은 개별적으로 적용돼오던 첨단 IT기술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구축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