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최근 기술 개발을 완료한 10나노급 5세대(1b) 서버용 DDR5가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The Intel Data Center Certified memory program)’ 검증 절차에 들어갔다고 30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인텔의 서버용 플랫폼인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Intel® Xeon® Scalable platform)에 사용되는 메모리 제품의 호환성을 공식 인증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기가바이트 D램 모듈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기가바이트 D램 모듈 / SK하이닉스
인텔에 제공된 DDR5 제품은 동작속도가 6.4Gbps(초당 6.4기가비트)다. SK하이닉스 기술진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DDR5 중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DDR5 초창기 시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33% 향상된 것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DR5 초창기 시제품의 동작 속도는 4.8Gbps(초당 4.8기가비트)였다. DDR5 JEDEC 규격상 최대 동작 속도는 8.8Gbps이다.

회사는 1b DDR5에 ‘HKMG(High-K Metal Gate)’ 공정을 적용해 1a DDR5 대비 전력 소모를 20% 이상 줄였다.

HKMG는 유전율(K)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의 절연막에 사용해 누설 전류를 막고 정전용량(Capacitance)을 개선한 차세대 공정을 뜻한다.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도 소모 전력을 줄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모바일 D램에서 HKMG 공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8.5Gbps LPDDR5X를 출시했다. 올해 1월에는 9.6Gbps LPDDR5T 모바일 D램에도 HKMG 공정을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1b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높은 성능과 우수한 전성비*를 두루 갖춘 D램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성비는 일정 전력 단위당 처리할 수 있는 초당 데이터 용량을 계산한 상대적 지표를 말한다.

김종환 SK하이닉스 부사장(DRAM개발담당)은 "이번 제품에 앞서 1월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적용해 업계 최초로 인증 받았다"며 "1b DDR5 제품 검증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또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사는 1b 양산 등 업계 최고 수준의 D램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가속화하겠다"며 "2024년 상반기에는 최선단 1b 공정을 LPDDR5T, HBM3E로도 확대 적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돼 왔다. HBM3 다음 세대인 5세대 제품이 HBM3E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8Gbps 데이터 전송 성능을 갖춘 HBM3E 제품 샘플을 준비하고, 내년 양산할 예정이다.

디미트리오스 지아카스(Dimitrios Ziakas) 인텔 메모리I/O기술부문 부사장은 "인텔은 DDR5와 인텔 플랫폼의 호환성 검증을 위해 메모리 업계와 밀접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1b DDR5는 인텔의 차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에 활용될 것이며, 이를 위해 업계 최초로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 검증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호환성 검증이 완료된 1a DDR5를 인텔의 다음 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인증 절차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