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에 PC혁신을 주도하겠다."

인텔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에 앞서 28일(현지시각), 글로벌 기자단을 대상으로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선보일 코드명 ‘메테오 레이크’ 관련 시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간담회를 진행한 존 레이필드(John Rayfield) 인텔 클라이언트 AI 총괄 부사장은 앞서 26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프리 브리핑에서 "인공지능 영역은 하드웨어가 25%, 소프트웨어가 75% 정도의 비중으로 볼 정도로 툴과 지원요소 없이는 생태계 구축이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인텔은 대규모 x86 생태계를 활용하고, 소프트웨어들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새로운 AI 경험들을 발굴,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텔이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선보일 코드명 ‘메테오 레이크(Meteor Lake)’는 다양한 인공지능 가속기를 기본 탑재해 콘텐츠 제작 등에서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특히 모든 제품군에서 프로세서 내장형 VPU(Vision Processing Unit)를 기본 탑재한다고 밝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진행한 개발자 행사인 ‘빌드 2023’에서 인텔의 메테오 레이크를 공개하며, 윈도11 환경에서 다양한 AI 가속 기능을 부담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이 컴퓨텍스 2023과 앞서 진행한 프리 브리핑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메테오 레이크를 살펴봤다.

차세대 ‘메테오 레이크’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내장 AI 가속기’다. / 인텔
차세대 ‘메테오 레이크’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내장 AI 가속기’다. / 인텔
◇ 12, 13세대 이후 차세대 전략

기존의 12,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 대비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달성한 바 있다. 고성능 ‘퍼포먼스 코어’와 고효율 ‘에피션트 코어’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아키텍처가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였고,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는 더 많은 에피션트 코어를 제공했다.

인텔 ‘스레드 디렉터(Thread Director)’ 기술과 윈도11의 스케줄러 최적화로 서로 다른 유형의 코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인텔은 이제 12, 1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판매량 등에서 이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평했다.

인텔은 향후 5년간 개인용 PC를 위한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큰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예정된 ‘메테오 레이크’와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의 테마는 ‘분리(Disaggregated)’다. 이 ‘분리’는 공정 차원에서부터 기존처럼 하나의 다이에 통합된 형태가 아니라, 타일 형태로 분리된 각 구성 요소가 3D 패키징 기술로 결합된 ‘칩렛’ 형태로 구현된다. 공정 차원에서는 메테오 레이크가 인텔 4 공정을, 애로우 레이크가 인텔 20A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메테오 레이크와 애로우 레이크의 주요 과제로는 ‘전력 효율’과 ‘대규모 AI’ 가 꼽혔다. 이를 위해 메테오 레이크에서는 더욱 향상된 차세대 전력 관리 기능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에 ‘아크’ 그래픽이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텔은 메테오 레이크에 새로운 통합 AI 엔진들을 탑재해, PC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다양한 AI 관련 기능들에서 더 높은 성능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것이라 소개했다.

댄 로저스(Daniel Rogers) 인텔 모바일 제품 마케팅 수석 디렉터는 브리핑에서 "인텔은 메테오 레이크에서 인텔 최초로 추론 기능을 위한 통합 AI 엔진을 탑재한다. 이는 PC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변화시킬 새로운 범주의 IP다"라고 소개했다.

PC에서도 이제 AI 활용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인텔
PC에서도 이제 AI 활용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인텔
◇ AI 시대, PC 경험의 재구성

AI 시대가 연구실을 벗어나 사용자에게 가까이 올수록, AI 기술을 사용하는 환경 또한 클라우드에서 사용자의 클라이언트 쪽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잘 만들어진 AI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추론’을 클라이언트 단에서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성능과 낮은 지연시간, 프라이버시 관련 문제의 근본적 해결,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비용 부담이 낮은 점 등이 꼽힌다.

PC 경험에서 AI 기술의 의미도 커지고 있다. 현재 PC에서 AI 기술은 화상회의나 스트리밍 영상의 품질 향상이나 배경 제거 효과, 오디오의 노이즈 제거, 크리에이터와 게이밍 효과 등 ‘향상’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AI 기술은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영역에 더욱 폭넓게,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요구되는 연산량 또한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은 AI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 PC의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에 탑재될 ‘AI 가속 기능’들은 차세대 PC 플랫폼 환경에서 폭넓게 보급되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에 ‘표준’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플랫폼에 내장된 ‘AI 가속 기능’은 AI 기능 활용이 늘어날 앞으로의 PC 환경에서 전력 효율을 높이고, 사용자들에 새로운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든 ‘메테오 레이크’에는 AI 가속을 위한 VPU가 기본 탑재될 예정이다 / 인텔
모든 ‘메테오 레이크’에는 AI 가속을 위한 VPU가 기본 탑재될 예정이다 / 인텔
◇ 메테오 레이크 모든 제품군에 VPU 기본 탑재

인텔은 ‘메테오 레이크’에서 CPU, GPU 뿐 아니라 VPU를 모든 제품에서 기본 탑재해 AI 워크로드의 가속화를 지원한다. 특히 메테오 레이크에 탑재되는 VPU는 인텔이 인수한 바 있는 ‘모비디우스(movidius)’의 3세대 IP로 알려졌으며, 프로세서에 탑재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 VPU는 전력소비량이 낮으며, 지속적인 AI 워크로드의 수행에 효과적이다. 인텔은 VPU 외에도 기존의 CPU나 GPU를 통한 AI 활용도 계속 지원하며, 워크로드 유형에 따라 적합한 위치에서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메테오 레이크의 VPU를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반인 ONNX(Open Neural Network Exchange)나 인텔의 오픈VINO(OpenVINO),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렉트ML(DirectML)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인텔은 현재 CPU와 GPU를 기반으로 AI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에 새로운 VPU를 활용해 AI 기능 활용에서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고, 더 나아가 향상된 생성형 AI 경험을 사용자들에 제공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텔은 지금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화상회의의 ‘배경 제거’ 기능 등을 사용함에 있어, VPU가 기존보다 10배 더 정밀한 배경 제거 기능을 1/5수준의 소비전력으로 제공함은 물론, 자동 프레이밍이나 제스처 인식 등의 새로운 기능까지 활용할 수 있게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도 뉴럴 필터나 분류, 자동화 등의 기능에서 최적화된 성능과 전력 효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블렌더나 GIMP, OBS 등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나 언리얼 엔진 등에서도 AI 관련 기능에 VPU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IMP에서도 ‘스테이블 디퓨전’ 플러그인에서 VPU를 활용할 수 있음을 시연했다.

한편, 인텔은 VPU 이외에도 AI 워크로드를 위한 다양한 가속 기능을 제공해 온 바 있다. CPU 차원에서는 AVX2 명령어셋에 추론 성능을 최적화한 VNNI(Vector Neural Network Instructions)가 적용된 바 있으며, GPU 또한 OpenCL이나 OpenVINO 등의 툴킷을 사용해 AI 관련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인텔은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 플랫폼에서부터 GNA(Gaussian & Neural Accelerator)를 탑재해 AI 애플리케이션에서 프로세서의 연산 부담을 줄이고 있고, SST(Smart Sound Technology)는 AI 보이스 어시스턴트 등을 위한 효과적인 환경을 제공해 온 바 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