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의 내수시장 위협에 맞서 ‘갤럭시 생태계’를 집중 강화한다.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와 최근 국내에 도입된 애플페이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삼성전자는 더나은 간편결제 혜택과 케어서비스를 제공하며 아이폰 출시 전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도입한 갤럭시 스마트폰 자가 수리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소비자도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제품을 수리하는 것 외에 온라인에서 필요한 부품을 구입해 직접 수리할 수 있다.

갤럭시 자가 수리 도구와 갤럭시S22 울트라 제품 사진 / 삼성전자
갤럭시 자가 수리 도구와 갤럭시S22 울트라 제품 사진 / 삼성전자
우선 적용 대상은 갤럭시 스마트폰 S20·S21·S22 시리즈와 갤럭시 북 프로 39.6㎝(15.6인치) 시리즈 노트북, 80㎝(32인치) TV 3개 모델이다.

자가 수리를 원하는 이용자는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부품과 수리 도구를 구입할 수 있다. 자가 수리 가능한 스마트폰 부품은 디스플레이, 후면 커버, 충전 포트 등 3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고 수리 용이성도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대비 삼성페이의 상대적 편리함을 젊은층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1020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교통카드와 협업한 이벤트를 6월 말까지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CU편의점에선 1020세대가 선호하는 상품 20종을 선정해, 이를 삼성페이로 구매할 경우 추첨을 통해 매주 1000명에게 갤럭시Z플립4, 갤럭시워치5 등을 제공한다.

삼성페이 사용자가 CU편의점에서 결제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페이 사용자가 CU편의점에서 결제하는 모습 / 삼성전자
이번 이벤트는 고등학생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제대로 갖추는 이들이 이벤트를 기회로 갤럭시 생태계에 본격 편입될 수 있어서다. 삼성페이를 쓰는 경험을 확대해 ‘갤럭시 생태계’에 자연스레 빠져들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학생들에게 자사 기기 할인 혜택을 주는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에 6월까지 신규 가입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전원에게 각각 1만원, 5000원짜리 편의점 상품권을 지급한다. 고등학생에게는 대학생 대비 두 배 혜택을 준다. 5월 한달간 티머니 교통카드를 통해 편의점 등에서 1만원 이상 결제하면 추첨을 통해 5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행사도 같은 맥락이다.

하나은행과 제휴한 전국 100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삼성페이를 통한 모바일 학생증 발급도 시작했다. 체크카드 형태의 학생증을 삼성페이에 등록한 뒤 첫 결제하면 5000원을 캐시백 해준다. 애플페이가 아직 교통카드, 학생증 등 기능이 없다는 점을 노린 ‘록인(lock-in)’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하게 사용 가능한 삼성페이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보다 많은 사용자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