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의 가정시장 소주 점유율이 두 자릿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선보인 무가당 소주 ‘처음처럼 새로’에 점유율을 뺏긴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360㎖)’와 ‘진로이즈백(360㎖)’의 올해 4~5월 편의점 프랜차이즈 2곳의 평균 점유율은 73.9%로 지난해 동기(84.6%)보다 10.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360㎖)’와 ‘처음처럼(360㎖)’을 합친 평균 점유율은 26.2%로 10.8% 늘었다. 지난해 4~5월엔 새로 출시 전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새로의 점유율이 더해졌다.

한 대형마트에 소주가 진열돼 있다. / 뉴스1
한 대형마트에 소주가 진열돼 있다. / 뉴스1
올 4~5월 A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참이슬 후레쉬 매출 비중은 53.8%로 전년 동기(60%)보다 6.2% 줄었다. 같은 기간 진로이즈백 또한 24.8%에서 20.4%로 4.4% 감소했다. 모두 합치면 하이트진로의 소주 점유율은 10.6% 줄어든 셈이다.

처음처럼 또한 14.5%로 7% 줄었지만, 새로가 14.5%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소주 점유율이 늘었다.

B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올해 4~5월 참이슬 후레쉬 매출 비중은 52.9%으로 작년 동기(59.2%) 대비 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진로이즈백은 25.2%에서 20.6%로 4.6% 줄었다. 이 편의점에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점유율은 10% 넘게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처음처럼은 4% 줄어든 11.5%를 기록했지만, 새로가 15%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소주 점유율은 작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점유율 상승분(10.7%)과 롯데칠성음료의 증가분(10.8%)이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새로의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정시장에서 편의점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한 후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면서 소주에는 다소 소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켈리를 출시한 후 수익성 악화는 고려하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소주 부문에서는 참이슬이나 진로이즈백이 워낙 성공적으로 안착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그쪽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4월에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기도 했고, 날씨가 덥다 보니 소주 쪽 판매량이 다소 저조했다"면서 "경쟁사의 경우 새로 출시 후 2병 구매 시 300원 할인행사 등을 하면서 점유율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마케팅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