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F&B(음식·음료)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김동선 본부장의 야심작 '파이브가이즈'는 이달 국내에서 문을 연다. 한화갤러리아는 1일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출범하고 와인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이베리코(스페인 돼지 품종)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전경. / 한화갤러리아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전경. /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6월말 서울 강남대로(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435)에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인 강남점이 오픈한다. 매장 규모는 2개 층 618㎡(184평), 150좌석이다.

미국 3대 버거라 불리는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은 지난해 2월 한화갤러리아에 부임한 김동선 본부장의 첫 번째 신사업이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김동선 본부장은 브랜드 도입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사업추진의 모든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파이브가이즈는 현지의 맛을 구현해야 한다는 이유로 한국 진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김 본부장은 미국과 한국을 왕복하면서 직접 브리핑까지 한 끝에 창업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0월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FGE International)과 국내 사업권 계약 관련 약정서를 체결하며 국내 도입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해외 사업 전개 시 해당 국가에 운영 전문 회사를 설립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운영을 위해 지난 5월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했다.

한화갤러리아는 김동선 본부장을 중심으로 조리법부터 서비스까지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살린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자신의 개인 SNS에 미국 파이브가이즈 매장에서 제공하는 ‘땅콩 무한 리필’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6월 파이브가이즈 1호점을 시작으로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미 더현대서울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입점은 확정됐다고 알려졌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오른쪽)과 윌리엄 피처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 / 한화갤러리아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오른쪽)과 윌리엄 피처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 / 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본부장은 파이브가이즈 국내 도입으로 경영 일선 전면에 모습을 드러낸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1일 한화갤러리아가 선보인 비노갤러리아도 한화갤러리아가 추진하는 신사업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5월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비노갤러리아의 사업 목적은 주류 수출입업, 주류 도소매업, 와인잔 수출입업 등이다.

비노갤러리아를 통해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직영 매장 ‘비노494′의 상품성을 강화하고, 향후 별도 매장 개설 등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갤러리아의 진출로 유통가 와인시장 빅3 경쟁체제(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가 4파전으로 확장됐다.

'건강한 프리미엄 먹거리'를 국내 시장에 적극 들여오겠다는 김 본부장의 의지는 이베리코 사업으로도 확대된다.

한화갤러리아는 하반기에 이베리코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알렸다. 김 본부장은 올해 초 스페인에서 한화가 운영하는 이베리코 농장에 직접 방문해 사전 점검에 나섰다. 그 외에도 김 본부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내외 브랜드 도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편, 지난 3월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지 2년 만에 인적분할돼 신규 상장됐다. 상장 이후 2달간 김 본부장은 6차례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5월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자사주를 총 34만3860만주를 소유했다. 지분율은 0.17% 수준이다. 한화갤러리아는 "기업 가치 제고와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매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