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전동화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도 전기차 강판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완성차는 8063만대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 줄어든 수치다.

POSCO-CSPC 직원이 기가스틸 전문 슬리터를 가동하고 있는 모습. / 포스코
POSCO-CSPC 직원이 기가스틸 전문 슬리터를 가동하고 있는 모습. / 포스코
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802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완성차 판매량에 10%를 차지하는 수치다.

세계 각국이 탄소절감을 위한 환경규제에 나서고 있고 이에 발맞춰 완성차업계가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전기차 판매량과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NE리서치는 2035년 전체 차량 판매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비중이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철강업계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철강업계의 대표적인 전방산업인 완성차업계의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용 강판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가 탑재된다. 동급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무게가 30% 이상 무겁다. 이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가벼우면서도 승객과 배터리를 보호하기 할 수 있는 강판이 필요한 것이다.

포스코는 기가스틸을 앞세워 전기차 강판 시장 선점에 나선다. 기가스틸은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용 월드프리미엄 제품 중 하나로, 인장강도 1기가파스칼(GPa) 이상의 초고강도 경량강판으로 1㎜² 면적당 100킬로그램(㎏)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중량의 경우 기존 강판의 15%~30%정도 줄여 전기차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포스코는 2021년 광양제철소에 기가스틸 연간 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기가스틸 전문 복합가공 공장을 준공하는 등 전기차용 강판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유일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을 보유한 회사기도 하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구동모터코어에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고효율을 요구하는 가전제품에도 사용된다.

포스코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광양제철소에 연산 30만t 규모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당 공장이 완성되면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서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 / 현대제철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 / 현대제철
현대제철의 경우 초고강도 핫스탬핑 강판을 앞세워 전기차 강판시장 경쟁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2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 강판 양산을 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현대제철은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GPa급 고급 판재 시험생산 및 부품 제작에도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강판 이외에도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제철은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과 해당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합금강은 기존 감속기 부품에 들어가는 강종 대비 열변형이 48% 향상돼 기어 구동 시 발생되는 소음을 감소시켜 이로 인해 주행 정숙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또 고온 안정성을 확보해 감속기 기어 내구성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동국제강도 전기차 강판과 소재 등 신사업 추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