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토요타가 한·일 각국에서 라인업을 확장 경쟁을 벌인다. 경쟁의 핵심은 전동화다. 공통 분모는 ‘고성능’, ‘헤리티지’다. 다만 각국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 전략은 차별화했다.

유원하 현대자동차 부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왼쪽부터) 현대모빌리티재팬(HMJ) 조원상 법인장(상무), 마츠모토 토모유키 세일즈 디렉터, 카토 시게아키 매니징 디렉터 등 HMJ 경영진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현대 브랜드 데이’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유원하 현대자동차 부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왼쪽부터) 현대모빌리티재팬(HMJ) 조원상 법인장(상무), 마츠모토 토모유키 세일즈 디렉터, 카토 시게아키 매니징 디렉터 등 HMJ 경영진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현대 브랜드 데이’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토요타는 각각 ‘코나 일렉트릭·아이오닉 5 N’, ‘크라운 크로스오버·렉서스 RZ’를 각국에 선보이며 전동화 라인업을 넓힌다.

한·일 양국 현지서 고성능 전동화 전략 박차

현대차는 올해 가을 순수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다.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5’, 수소전기차 ‘넥쏘’에 이어 세 번째 전동화 모델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 일본 도로를 달리며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일렉트릭이 현지 도로 환경에 적합해 소형차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초에는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다.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만이 줄 수 있는 주행의 즐거움을 일본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방침이다.

토요타코리아 모델들이 ‘크라운 크로스오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성은 기자
토요타코리아 모델들이 ‘크라운 크로스오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성은 기자
토요타 역시 한국 시장에서 전동화 라인업을 확장한다. 토요타는 6월 5일 대표 플래그십 ‘크라운’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번에 한국 시장에 출시한 크라운은 16세대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ℓ) 하이브리드와 2.4ℓ 듀얼 부스트(Dual Boost) 하이브리드 2가지다. 특히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은 2.4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모터, 6단 자동 변속기 탑재로 시스템 총 출력 348마력을 발휘해 일상에서 주행의 즐거움을 주도록 했다.

토요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역시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렉서스는 오는 21일 브랜드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순수전기차 ‘RZ 450e’를 공개한다.

또 렉서스는 같은 날 5세대 완전변경 하이브리드 모델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SPORT Performance)’를 선보인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는 렉서스 최초의 2.4ℓ 터보 엔진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와 함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RX 450h+’와 하이브리드 모델 ‘RX 350h’를 공개한다.

한·일 대표 차 브랜드 헤리티지 내세워

현대차와 토요타가 선보이는 전동화 라인업의 공통점은 헤리티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통해 과거 ‘포니’의 영광을 되살린다. 아이오닉 5 디자인은 2019년 현대차의 미래 전기차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한 전기 콘셉트카 ‘45’로부터 영감받았다. 차명 45는 당시로부터 45년 전 포니 쿠페 콘셉트 공개 이후 현대차가 쌓아온 유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지어졌다. 포니의 디자인에서 받은 영감이 아이오닉 5까지 이어진 셈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일본에서 판매되는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토요타 크라운은 1955년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돼 토요타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차명은 토요타 창립자 키이치로 도요타 선대 회장이 지었다.

1967년에는 옛 대우자동차(한국GM 전신)의 전신인 신진자동차가 토요타로부터 라이센스를 얻어 ‘신진 크라운’이란 차명으로 국내 수입된 바 있다. 1972년 ‘뉴 크라운 S’ 출시 이후 명맥이 끊겼다. 이번에 출시한 크라운은 토요타코리아가 처음으로 직접 수입하는 모델이다.

현대차는 ‘무상보증’, 토요타는 ‘한국사랑’ 마케팅

현대차는 브랜드 전략 일환으로 무상 보증을 내세웠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이다. 무상 서비스로 구매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현대차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시행한 프로그램명과 같다. 특히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일본 시장에 어울리도록 재구성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점검 기본료를 무상 제공한다. 3년차 점검 때는 배터리 냉각수를 무상 교체해준다.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1년마다 한 가지씩, 연간 최대 10만엔(99만원)의 외관 손상 수리비를 지원한다.

조원상 현대모빌리티재팬(HMJ) 법인장(상무)은 올해 5월 열린 ‘현대 브랜드 데이’에서 "앞으로 현지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해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지속 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한국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토요타는 그동안 꾸준히 사회공헌을 펼쳤다. 하지만 2019년부터 불거진 ‘노 재팬’(No Japan) 등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에 대한 반감 정서로 인해 더욱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이 6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크라운 미디어 출시 행사에 참석해 토요타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 이성은 기자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이 6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크라운 미디어 출시 행사에 참석해 토요타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 이성은 기자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은 6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크라운 미디어 출시 행사에 참석해 한국말 스피치를 5분가량 이어갔다. 콘야마 사장은 이번 스피치를 위해 한 달 간 한국말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토요타는 2022년에만 소외계층에 사랑의 김장김치 18톤(t) 기부, 문화소외계층 위해 도서 5200여권 전달, 문화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의 예술교육 프로그램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 후원, 아주자동차대학에 렉서스 교육용 전기차 기증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레이싱 클래스 개최 등 한국 소비자들이 토요타를 직접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콘야마 사장은 크라운 출시 행사에서 "토요타가 생각하는 중요 가치 중 하나는 지역사회에서 진정으로 사랑받는 기업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