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를 위한 새로운 그래픽카드가 등장할 때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존재는 새로운 아키텍처의 풀 포텐셜을 가진 플래그십 급 모델이다. 하지만 PC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은 이런 관심과는 제법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몇 년간 게이밍용 그래픽카드의 전반적인 가격대가 제법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체 제품군 중에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카드는 ‘메인스트림’인 50~60 급 제품군이다.

메인스트림 급 제품군의 기술적 구성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균형’이다. 바야흐로 이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그래픽카드는 모든 것을 수준급으로 해 내는 ‘만능’ 같은 존재여야 한다. 적당한 수준의 게이밍 성능에 훌륭한 미디어 지원 성능, 적당한 크기와 부담 없는 소비전력, 매력적인 가격대까지 모두 필요한 게 이 시장이다. 여러 모로 까다롭지만, 이 시장의 성패는 시장 점유율과 생태계의 확장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

AMD의 새로운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RX 7600’은 이러한 메인스트림 시장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적 특징의 ‘밸런스’ 측면이 돋보인다. 이전 세대보다 높아진 게이밍 성능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미디어 지원 능력도 최신 세대에 걸맞게 개선됐다. 카드의 크기나 소비전력, 가격 측면에서도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PC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선을 지킨 모습이다.

최신 아키텍처 기반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그래픽카드 ‘AMD 라데온 RX 7600’ / 권용만 기자
최신 아키텍처 기반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그래픽카드 ‘AMD 라데온 RX 7600’ / 권용만 기자
최신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PC 위한 맞춤 구성

차세대 게이밍 환경으로 4K 해상도나 VR(가상현실) 환경 등이 주목받지만, 현재 가장 보편적인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환경은 ‘1080p’ 급 환경이다. 4월 기준 ‘스팀(Steam)’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65%가 ‘1080p’ 환경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5월 기준 가장 많은 게이머가 사용하는 그래픽카드도 지포스 GTX 1650, GTX 1060, RTX 3060, RTX 2060 순으로, 상위 다섯 모델의 점유율은 25% 정도에 육박한다.

이에 현 세대 ‘메인스트림’급 게이밍용 그래픽카드는 ‘쾌적한 1080p 급 게이밍’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또한 최신 게임에 활용되는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업샘플링 기술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게이밍 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를 위한 하드웨어 영상 디코딩이나 인코딩 지원 성능도 중요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을 모두 갖추고서도 접근 가능한 보편적 가격대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AMD 라데온 RX 7600의 레퍼런스 하드웨어 구성은 이러한 목표를 위한 ‘효율성’ 측면을 잘 보여 주는 느낌이다. 2팬 구성에 200mm 정도의 길이, 2슬롯 두께의 컴팩트한 패키징은 최근 점점 거대해져 가던 그래픽카드 패키징 사이에서 신선해 보일 정도다. 이 정도 크기의 패키징이라면 일반 데스크톱 PC는 물론 초소형 PC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PC에서 설치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카드의 소비전력은 165W 정도로, 보조전원 입력은 8핀 한 개만을 사용한다.

AMD 라데온 RX 7600 주요 사양 특징 / AMD
AMD 라데온 RX 7600 주요 사양 특징 / AMD
AMD 라데온 RX 7600은 RX 7900 시리즈에서 선보인 ‘RDNA 3’ 아키텍처를 함께 사용하며, 32개 컴퓨트 유닛 구성을 갖췄다. 이 ‘RDNA 3’ 아키텍처에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새로운 AI 가속기와 성능이 개선된 2세대 레이트레이싱 가속기, 디스플레이포트(DP) 2.1을 지원하는 ‘AMD 래디언스 디스플레이 엔진’ 등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미디어 엔진에도 AV1 규격의 하드웨어 인코딩 지원이 추가됐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성능 향상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RDNA 3’ 아키텍처의 효율에 기인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라데온 RX 7600은 ‘RDNA 3’ 아키텍처 기반에서 32개 컴퓨트 유닛(CU: Compute Unit)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이전 세대의 28개 컴퓨트 유닛 구성보다 소폭 늘어난 것이다. 이에 스트림 프로세서도 이전 세대의 1792개보다 더 늘어난 2048개를 갖췄다. 그리고 이전 세대에는 없던 AI 가속기 또한 컴퓨트 유닛당 두 개씩, 총 64개를 갖췄다.

메모리는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8기가바이트(GB) 용량의 GDDR6 메모리를 사용하며, 버스 폭은 128비트다. 메모리 동작 속도는 이전 세대보다 높아진 18Gbps 급을 사용해, 128비트 버스 폭에서도 전체 메모리 전송 대역폭은 288GB/s 수준을 확보했다. 이 정도면 구형 하이엔드 급 그래픽카드의 256비트 버스 구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효 대역폭과 비교해도 큰 손색 없을 정도다. 이와 함께, 2세대 인피니티 캐시로 이전 세대 대비 메모리 대역폭 효율도 더 높아졌다.

한편 라데온 RX 7600은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시스템과 PCIe 4.0 x8 인터페이스로 연결된다. PCIe 4.0 x8 인터페이스는 성능 측면에서는 PCIe 3.0 x16과 동일한 만큼, PCIe 4.0을 지원하는 최신 시스템에서 사용한다면 성능 발휘에 영향을 줄 부분은 아니다. 소비전력 측면도 이전 세대 대비 다소 높아져서 최대 165W 수준이지만, PC 전체에서 큰 부담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하드웨어 기반 AV1 인코딩을 지원해 실시간 송출도 부담없이 할 수 있다 / AMD
하드웨어 기반 AV1 인코딩을 지원해 실시간 송출도 부담없이 할 수 있다 / AMD
최신 아키텍처 기반의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카드에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은 ‘최신 기술 지원’이다. 라데온 RX 7600은 게이밍 성능이 비슷한 몇 세대 전의 하이엔드나 플래그십 급 그래픽카드와 비교해, 레이 트레이싱이나 AI 가속 엔진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장점이다. 또한 전통적인 상위 모델들보다 크기도 작고 전력 소비도 적다.

최신 세대의 그래픽카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장점으로는 ‘미디어 지원’이 꼽힌다. 특히 최근 4K 급 영상 이상에서 활용이 늘고 있는 ‘AV1’ 코덱 지원은 인코딩과 디코딩 모두 하드웨어 지원이 없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라데온 RX 7600은 디코딩에서 VP9, H.264/265, AV1을, 인코딩에서는 H.264/265, AV1 규격의 하드웨어 처리를 지원한다. 특히 AV1은 디코딩과 인코딩 모두 8K60 영상의 처리를 지원한다.

또한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작업 환경에서도 이전 세대 대비 제법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새로운 ‘RDNA 3’ 아키텍처는 기존 RDNA 2 대비 GPU 연산 성능이 최대 두 배 가량 높아졌으며, 이는 GPU 연산을 사용하는 콘텐츠 제작 환경이나 AI 워크로드에서 성능 향상을 제공한다.

또한 ‘다빈치 리졸브 스튜디오’에서 지원하는 ‘AMD 스마트 테크’ 기술은 AMD 라이젠 7000 시리즈의 내장 GPU와 라데온 RX 7000 시리즈의 비디오 엔진을 함께 활용해, 인코딩 성능을 최대 32%까지 높여 준다.

실전에서 인상적인 높은 성능, 미래 기술에서는 ‘아쉬움’

3DMark(Fire Strik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Fire Strik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Extrem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Extrem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테스트 시스템은 13세대 인텔 코어 i9-13900KS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Z790-P 게이밍 와이파이 메인보드, 메모리는 DDR5-4800 32GB 두 개로 64GB 듀얼 채널 구성을 사용했다. 스토리지는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1TB SSD와 웨스턴디지털의 8TB SATA 하드 디스크를,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2H2에 주요 업데이트를 모두 적용했다. RX 7600의 드라이버는 정식 출시 전 베타 드라이버를 사용했으며, 주요 비교 대상으로는 가격대와 시장 위치가 비슷한 인텔의 아크 A750 8GB 모델을 선택했다.

그래픽카드의 다이렉트X 기반 게이밍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 테스트 결과에서는 제법 흥미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일단, ‘다이렉트X 11’ 기반 게이밍 성능을 반영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테스트에서는 RX 7600이 아크 A750을 소폭 앞선다. 아크 A750도 동급에서는 점수가 높은 편으로 평가받지만, RX 7600이 이보다 높다는 데서는 기존 래스터 기반 게이밍에서 만족스런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부분이다.

하지만 앞으로 활용이 늘어날 ‘다이렉트X 12’ 기반 게이밍 성능에서는 다소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다이렉트X 12’ 기반 게이밍 성능을 반영하는 ‘타임 스파이(Time Spy)’ 성능에서는 아크 A750 쪽이 오히려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 성능 차이는 총점에서 11% 정도, 그래픽 성능에서는 대략 14% 정도 차이가 나타난다. 그래픽 영역 부하가 심해지는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에서는 이 차이가 더 벌어져서 총점에서 15%, 그래픽 성능에서는 17% 차이를 보인다.

3DMark(Port Royal, Speed Wa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Port Royal, Speed Wa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DX12 RT Feature),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DX12 RT Feature),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AMD FSR)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AMD FSR)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 등 ‘다이렉트X 12 얼티밋’이 반영된 ‘포트 로얄(Port Royal)과 ‘스피드 웨이(Speed Way)’ 또한 인텔 아크 A750 쪽이 20% 정도 높은 성능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성능 차이가 나타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동 세대 대비 비교적 열악한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 성능을 꼽을 수 있겠다. 다이렉트X 기반 레이 트레이싱 테스트에서 RX 7600과 아크 A750의 성능 차이는 50~60%에 달할 정도로 차이가 컸다. RDNA 3 아키텍처에 새로운 레이트레이싱 유닛이 활용되지만, 여전히 경쟁력 측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이다.

레이 트레이싱 뿐 아니라 업샘플링 기술인 FSR(FidelityFX Super Resolution) 기술을 통한 이득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이전 세대 대비 성능이 향상되었다지만, 여전히 경쟁 제품들과는 다소 격차가 존재한다. AMD 라데온 RX 7600과 인텔 아크 A750에 2560x1440 해상도 기준 FSR 기술을 적용했을 때, 인텔 아크 쪽이 대략 25% 정도 높은 성능을 보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엔비디아의 DLSS와 달리, AMD의 FSR나 인텔의 XeSS는 기본적으로 모든 GPU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이다.

콘텐츠 제작 환경의 성능을 반영하는 ‘UL 프로시온(UL Procyon)’ 테스트에서는 AMD 라데온 RX 7600이 기대에 부응할 만한 성능을 보였다. 어도비 포토샵과 라이트룸 클래식을 사용한 ‘사진 편집’ 작업에서는 라데온 RX 7600 쪽이 소폭 높은 성능을 보였는데, 의미가 있을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비디오 편집’ 작업에서는 라데온 RX 7600이 아크 A750 대비 10% 정도 높은 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현재 인텔 아크는 어도비 프리미어에서 하드웨어 가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아크의 결과는 실질적으로 온전한 ‘코어 i9-13900KS’의 결과로 봐야 한다. 이에 RX 7600과의 성능 차이는 온전한 소프트웨어 방식과 하드웨어 가속 적용 간의 차이로도 볼 수 있을 부분이다. 테스트 과정에서 GPU 활용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다.

Borderlands 3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Borderlands 3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Shadow of the Tomb Raider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Shadow of the Tomb Raider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Counter-Strike: Global Offensive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Counter-Strike: Global Offensive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PUBG: BATTLEGROUNDS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PUBG: BATTLEGROUNDS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HITMAN World of Assasination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HITMAN World of Assasination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실제 1080p급 게이밍 성능에서 라데온 RX 7600은 기대 이상의 훌륭한 모습을 보인다. ‘보더랜드 3(Borderlands 3)’에서 RX 7600의 성능은 인텔 아크 A750보다 30% 가까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또한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Shadow of the Tomb Raider)’에서도 라데온 RX 7600은 아크 A750보다 3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다. 아크 A750이 상당 수의 최신 게임에서 지포스 RTX 3060과 동급 성능을 보임을 감안하면, 실제 최신 게임에서 라데온 RX 7600이 보여 주는 경쟁력은 기대 이상의 인상적인 모습이다.

여전히 ‘e스포츠’ 종목으로 인기가 높은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CS:GO)’ 또한 라데온 RX 7600 쪽이 인텔 아크 A750보다 높은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CS:GO에서의 성능 차이는 12% 정도고, 이미 두 그래픽카드 모두 평균 300프레임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CS:GO는 인텔 아크가 아쉬운 성능을 보이는 종목 중 하나기도 했던 만큼, 두 카드간 성능 차이가 인상적이지는 않다.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의 1080p 울트라 프리셋 성능에서도 두 카드간 성능 차이는 16% 정도로 나타났다.

‘히트맨 월드 오브 어새시네이션(HITMAN World of Assassination)’의 테스트 결과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 게임은 엔비디아의 DLSS, AMD의 FSR, 인텔 XeSS와 레이 트레이싱을 모두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게임의 1080p 울트라 설정에서 라데온 RX 7600은 아크 A750 대비 크게는 30% 넘는 성능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레이 트레이싱과 FSR2를 적용하는 순간 인텔 아크 A750이 30% 가까이 성능 우위를 보이며 역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메인스트림 ‘게이밍’을 위한 매력적인 대안이 될 ‘AMD 라데온 RX 7600’ / 권용만 기자
메인스트림 ‘게이밍’을 위한 매력적인 대안이 될 ‘AMD 라데온 RX 7600’ / 권용만 기자
AMD의 라데온 RX 7600은 경쟁 제품들 대비 그 성능의 성격, 강점과 약점이 상대적으로 뚜렷한 모습이다. 일단 ‘일반적인’ 게이밍 성능에서는 경쟁 제품들 대비 제품의 등급을 넘나들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 제품들 대비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나 업샘플링 기술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결국 이 1080p ‘메인스트림’ 급 게이밍 환경에서 사용자가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나 업샘플링 기술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에 따라 라데온 RX 7600의 가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매력이 있다. 레이 트레이싱이나 업샘플링 성능에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269달러(한화 약 35만원)로 발표된 공식 가격은 게이밍 성능 등을 감안했을 때 제법 훌륭하다. AMD는 라데온 RX 7600의 출시 직전까지 이 카드의 가격대를 고심하는 모습이었는데, 결국은 RX 7600의 출시 가격을 이전 세대 동급 모델의 출시 가격보다 제법 낮추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편, 현재 AMD는 ‘RDNA 2’ 아키텍처 기반 RX 6000 시리즈 모델과 ‘RDNA 3’ 아키텍처 기반 RX 7000 시리즈 모델을 동시에 시장에 선보이며, 상대적으로 구색이 부족한 RX 7000 시리즈 제품 라인업의 약점을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 RX 6000 시리즈와 RX 7000 시리즈간 성능 차이가 분명 있긴 하지만, 제품의 ‘급’을 뛰어넘을 정도까지는 아닌 모습이다. 하지만 새로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구입한다면 RX 7000 시리즈 쪽이 미디어 지원 기능 등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최신 세대 제품을 우선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