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확률 뚫은 대기업 임원… 파격 혜택 어떻길래

2022-12-12     이광영 기자

삼성·LG·SK 등 대기업들이 임원 인사를 마치면서 임원으로 선임될 경우 주어지는 대우와 혜택에 관심이 쏠린다. 통계상 일반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1%도 채 되지 않는 만큼 파격적인 연봉 인상과 복지 혜택이 특징이다.

대기업에 입사해 상무 이상 임원이 될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대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2011년 0.95%에서 2021년 0.76%로 더 하락했다. 100대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 수도 2011년 105.2명에서 2020년 128.8명, 2021년 131.7명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6일 단행된 2023년 삼성전자 정기 임원인사에서 발탁된 상무 107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9명 등은 1% 바늘구멍을 뚫은 인물들이다. 2022년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직원은 총 11만7904명으로, 이 중 상무급 이상(사장 포함)은 926명이다. 전체 임직원의 0.7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간판 / 조선일보DB
삼성전자 부장급 연봉은 1억원 중반에서 2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초임 상무와 말년 부장의 기본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임원이 되면 성과급도 뛰어 부장과 차이가 커진다. 임원 4년차부터 '롱텀 인센티브'(LTI)라는 장기 성과급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많게는 연봉 수준을 수령하는 LTI 덕분에 삼성전자 상무는 성과급을 포함해 3억원 내외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장→상무→부사장→사장까지 단계적으로 연봉은 2배쯤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외에 차량과 보험료, 유지관리비 등 혜택도 주어진다. 삼성전자 상무에게 지급되는 차량은 현대차 뉴그랜저, 기아차 K8 등 3000㏄급이다. 부사장에게는 제네시스 G90 4000㏄급, 사장은 제네시스 EQ900 5000㏄급 차량을 지급 받는다.

또 임원은 개별 독립 사무공간 또는 사무실을 지원받는다. 부사장급부터는 전용 기사와 전문 비서도 둘 수 있다. 삼성 임원 본인과 배우자의 삼성서울병원 건강검진 지원 혜택도 있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 DB
LG와 SK 등 대기업도 임원들에게 일반 직원 대비 파격 대우를 해준다.

LG전자는 임원 재직 3년, 6년, 9년 단위로 장기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 규모는 달라지며 최대 연봉 수준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상무에게 그랜저 또는 K8, 전무에게는 제네시스 G80, 부사장 이상에는 G90 등 차량을 지급한다.

SK 서린사옥 / SK
SK 주요 계열사 임원은 1억원 중후반대의 연봉에 최대 연봉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 직급을 모두 부사장으로 통일한 이후에는 차량 차등을 없앴다. 모든 임원이 제네시스 G80 또는 G90, 벤츠 E클래스 중에서 원하는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 회사와 계약한 업체를 통해 리스나 렌트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며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해 자동차가 필요 없을 경우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높은 처우와 혜택에도 ‘계약직’ 신분의 압박감에 대한 호소도 있다. ‘정규직’인 부장 이하 직원들과 달리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상무가 된 지 1~2년 만에 퇴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세대교체 기조에 따라 임원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로 40대 후반부터 50대 임원들이 생존하기 위해 더 큰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규 임원의 증가는 그만큼 기존 임원이 짐을 싸서 나간다는 뜻이다"라며 "세대교체 기조가 가속화 하면서 오래 승진하지 못한 부장급이나 50대 임원들의 압박감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